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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치솟는 주택 보험료… 소유주들 부담 가중

2024-11-27 (수)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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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부터 가주서 또 인상
▶ 두자릿수 증가·30% 넘기도

▶ “산불 증가에 따라 불가피”
▶ 수리·자재비 상승 등 요인

계속 치솟는 주택 보험료… 소유주들 부담 가중

대형 보험회사 USAA가 오는 12월 1일부터 가주에서 주택 보험료를 25.9%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보험 가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주의 한 주택 단지 전경. [로이터]

대형 보험회 USAA가 오는 12월 1일부터 가주에서 주택 보험료를 25.9% 인상한다고 26일 밝혔다. 일반 보험사들이 잦은 자연재해 발생을 이유로 보험료를 연일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현역 군인과 베테랑 등을 대상으로 가주에서 가장 저렴한 보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USAA마저 보험료 인상에 나선 것이다.

26일 인슈어런스비즈니스매거진닷컴에 따르면 USAA는 오는 12월 1일부터 가주에서 주택 보험료를 평균 25.9% 인상하며, 일부 보험 가입자는 최대 48.5%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산불 위험지역 거주자는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USAA의 평균 연간 보험료는 799달러다.

앞서 USAA는 자회사 전반에 대대적인 규모의 보험료 인상을 밝힌 바 있다. ‘USAA 종합 보장’은 이달 중순부터 평균 30.6%의 요금 인상을 시행하고 있고, ‘USAA 게리슨’은 내년 초부터 보험료를 25.5% 인상할 할 예정이다.


USAA 측은 “기본 보험료율 조정과 산불 위험과 관련한 소송 진행에 따른 인상”이라며 “회사는 산림청과 민간 공급업체의 산불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율을 책정한다”고 밝혔다.

가주 내에서 USAA의 주택 보험 시장 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2019년 5.73%이었던 USAA의 주택 보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5.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보험료가 슬금슬금 오르면서 주택 소유주들이 지불한 보험료는 2019년 5억2,310만달러에서 2023년 7억4,170만달러까지 올랐다.

가주에서 보험료를 올린 것은 USAA뿐만이 아니다. 이달부터 가주에서 보험회사 올스테이트의 보험료는 34.1%가 인상됐으며, 35만명이 급등한 보험료 청구서를 받아들 처지에 놓였다. 34.1%는 지난 3년간 가주에서 가장 큰 보험료 인상폭이다. 지난 5월 32만 가구 이상의 보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트래블런스 인슈어런스도 보험료를 평균 15% 인상한 바 있다.

전국보험감독관협회에 따르면 2019년 평균 1,108달러였던 미 전국의 연평균 주택 보험료는 2023년 1,723달러로 55% 급등했고,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자연재해 다발 주의 경우 올해 보험료가 23% 추가 인상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주택 보험료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주에서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는 이유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 등 자연재해 때문이다. 가주는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다른 주와 비교해 14% 더 많은 상황이다.

건조한 기후와 날씨 때문에 가주에서 산불은 매년 심각해지고 있고 피해 규모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가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총 7,818건의 산불 화재가 발생했으며, 총 104만4,126에이커의 면적을 태웠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주택 등은 2,077채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총 7,386건의 산불 화재가 발생했고, 총 33만2,822에이커의 면적을 태웠다. 피해를 본 주택은 179채 정도였다.

보험 업체들은 자연재해 발생 횟수가 갈수록 증가할 뿐 아니라 피해 규모도 커져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안기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이후 가팔라진 인플레이션로 인해 주택 수리비와 자재비, 건축비, 인건비 등이 상승한 것도 보험료 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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