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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갈림길’ 명태균·김영선…검찰, 공천 개입 의혹 수사 확대

2024-11-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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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김종인도 조사할 듯…명씨가 받은 김 여사 돈봉투 등 증거 확보 주력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한국시간)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창원의창)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이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와 나눈 문자 메시지를 확보했다.

당시 이 의원은 명씨에게 "윤 대통령이 김 전 의원 경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명씨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에게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2022년 5월 9일 통화 녹취록에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 대통령이 명씨와 통화한 음성이 담겼다.

검찰은 명씨가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의원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명씨가 "매일 연락해 의견을 묻는 사이"라고 말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통해 다른 지역구 선거에도 관여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을 조사할 의지도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번 사건과 연관된 의혹과 주요 증거들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로부터 "명씨가 김 여사에게서 5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가 명씨에게 줬다는 돈 봉투 사진도 명씨 휴대전화에서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지난 8, 9일 검찰 조사에서 이 돈의 성격에 대해 "교통비 명목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검찰은 최근 복구한 명씨 컴퓨터에서 '대통령과의 녹음'이라고 적힌 파일을 명씨가 열어본 기록도 발견했다.

명씨가 이 통화 녹음 파일을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아놨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명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와 함께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 피의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4일 창원지법에서 열린다.

창원지법 영장 전담 정지은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시부터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오후 2시에는 2022년 6·1지방선거 당시 각각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나섰던 A, B씨를 먼저 심문한다.

A, B씨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 수차례에 걸쳐 2억4천여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김 전 의원 등 유력 정치인과의 친분을 내세운 명씨의 영향력을 믿고 명씨가 공천에 힘써줄 수 있을 것을 기대해 돈을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오후 2시 30분에는 김 전 의원, 오후 3시 30분에는 명씨에 대한 심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강씨를 통해 7천600여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 4명의 범죄가 소명됐고 증거 인멸 우려가 큰 만큼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명씨에 대해 "스스로 국회의원과 같은 지위에서 정치활동까지 해 민의를 왜곡하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미 증거를 인멸했고 불구속 수사 땐 남은 증거를 추가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적시했다.

김 전 의원에 대해서도 "오직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일반인인 명태균을 국회의원과 같은 지위에서 정치 활동할 수 있게 묵인하고 이른바 '공천 장사'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유권자 민의를 왜곡하고 정치권력과 금권을 결합해 정치 자금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의원이 지난 1월 자신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휴대전화 3대를 모두 교체하고, 가족 등과 연락 끊고 잠적해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다는 점을 들어 증거 인멸과 도주 염려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 핵심 피의자인 명씨와 김 전 의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수사에 더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기각된다면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명씨가 버렸다는 휴대전화 3대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구속영장 기각 시 추가 증거 인멸 우려로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과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 여러 의문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범죄 혐의가 비교적 선명하다고 평가받는 정치자금법 수사에서 제동이 걸릴 경우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데도 난항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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