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기 당시 관료에 적개심
▶ “숙청 대상은 어디” 동요
▶‘칼잡이’는 머스크 유력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함께 연단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관료 사회가 떨고 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 집단’, ‘딥스테이트’(deep state) 등으로 부르며 관료들에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예고한 대수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220만 명가량의 연방 정부 공무원들이 ‘더 독해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동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10일 “연방 공무원 대부분이 긴장 상태로 트럼프 취임 후 숙청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부처에서는 노조가 트럼프가 예고했던 ‘해고 통보’에서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에 복귀하면 첫 행보로 이른바 ‘스케줄 F’ 행정명령을 재도입하겠다는 게 트럼프의 공언이다. 스케줄 F는 일반직 연방 공무원 중 고위 직위를 언제든 대체 가능한 정무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선출 권력의 말을 듣지 않는 공무원은 모두 충성파로 교체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첫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20년 이를 도입했는데, 이듬해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폐기했다.
관료 사회에 대한 트럼프의 적개심은 오래됐다. 집권 1기 땐 정계 주류와 거리가 멀어 ‘워싱턴의 이단아’ 취급받던 자신의 국정 운영을 ‘복지부동’하던 공직 사회가 방해한다고 믿었다. 연방 공무원들을 기득권 비밀 집단으로 규정한 ‘딥스테이트’ 음모론도 제기했다.
트럼프의 계획은 꽤나 구체적이다. 연방정부 조직을 통폐합하고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작업을 진두지휘할 수장으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유력하다. 머스크는 연방정부 예산을 최소 2조 달러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돈은 연방정부 지출액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국방부·교육부·국토안보부 세 곳 예산을 합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