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5년만에 12배 급증
▶‘미 우선주의’ 트럼프 재선
▶ 뉴욕증시 쏠림 현상 심화
▶테슬라·엔비디아·애플 ‘탑3’
‘서학 개미’로 불리는 한국 개인과 소액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값어치가 최초로 1,000억달러를 넘었다.
한국 투자자들이 장기 침체에 빠진 한국 증시 대신 고성장의 미국 증시로 몰리는 현상이 수년 동안 계속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효과로 뉴욕 증시의 랠리가 지속되면서 자금 유입과 주식 가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7일 기준 1,013억6,570만여달러(약 141조7,29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대장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378조6,000억여원)의 37.4%에 해당하고,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의 시총(145조1,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코로나19 유행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뉴욕 증시의 상승 탄력이 한국 증시를 훨씬 앞섰기 때문이다.
2019년 말 84억달러를 겨우 넘은 미국 주식 보관액은 2022년 말 약 442억달러, 작년 말 680억달러로 빠르게 늘어났다. 불과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12배나 급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로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대신 관세 등 무역장벽 강화로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학개미들은 한국 주식이 반등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또한 한국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애플 순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도와 ‘킹 메이커’로 통하는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해외 주식 가운데 평가액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중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로 162억473만8,871달러로 집계됐다.
한때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칩 제조사 엔비디아에 밀리기도 했지만, 주가 상승으로 해외 주식 보관액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테슬라는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이번 대선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트럼프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예약해둔 상태다.
테슬라 주가는 대선 다음 날인 6일 14.75% 폭등했고, 이에 머스크의 자산도 덩달아 265억달러가 불어났다. 9일 기준으로는 머스크 자산이 500억달러 증가, 3,137억달러로 불어났다.
2위는 엔비디아로 134억7,297만2,251달러였다. 이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45억4,993만4,715달러, 35억2,160만460달러로 3, 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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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