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니 찌아찌아 한글 도입
▶뉴욕타임스서 집중 조명
▶ “공공기관 등 일상에 정착”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찌아찌아족 학생들이 한글 교재로 찌아찌아어를 배우고 있다. [연합]
지난 2009년 한글을 도입해 고유 언어를 기록해 온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의 사례를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민족 정체성 보전의 성공사례로 조명해 주목된다. 4일 NYT는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의 언어는 수 세기 동안 구두로 전해져왔다. 이제 부족의 아이들은 한국의 문자인 한글로 이를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찌아찌아족의 한글 도입 현장을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중부 부톤섬에 살고 있는 찌아찌아족 주민 9만3,000여명이 사용하는 고유어 ‘찌아찌아어’는 한글 도입 이전까지는 표기법이 없어 주로 구전되어 내려왔다. 그런 까닭에 인도네시아에 존재하는 700여개가 넘는 다른 소수민족 언어 대부분이 그렇듯 인도네시아 공식 언어인 바하사 인도네시아어에 차츰 잠식돼 원형을 상실할 처지에 놓여 있었다. 부톤섬 바우바우 지역의 사회학자 라 오데 알리르만은 “언어가 사멸하면, 부족의 정체성과 그 지역의 지혜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고 고유어를 잃었을 때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2009년 한국 학자들은 찌아찌아어가 음절 위주 언어인 한국어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사실에 착안, 한글 전파를 시도했고 이후 15년이 지난 현재 찌아찌아족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한글로 조상들의 언어를 익히고 있고 이를 위한 자체 교과서도 존재한다고 NYT는 소개했다.
찌아찌아족이 다수 거주하는 바우바우시 소라올리오 마을의 경우 거리와 학교, 공공기관 등의 명칭도 로마 알파벳과 한글로 함께 표기돼 있다. 한글을 받아들여 고유어와 문화를 보전하려는 찌아찌아족의 노력은 한글을 가르칠 교사가 부족해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2020년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사전이 발간되면서 다시 추진력을 얻은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학계는 그간 여러 차례 문자 체계가 없는 민족에 한글을 전파하려 시도했으나, 성공한 사례는 찌아찌아족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