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의장 ‘尹불참 강력유감’ 표명에 여야 “野 원내대표냐” “조용히 하라” 고성
▶ 한총리, 28분 연설문 대독…한동훈 “아쉽다”, 野 ‘피켓시위’는 없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한국시간 기준)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다.
현직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총리가 대독한 것은 11년 만이다.
윤 대통령의 불참 결정은 김 여사 특검법, 명태균 통화 녹취 공개 등에 따른 여야 대치와 정쟁 상황 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총리의 연설문 대독에 앞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을 두고 "국회 수장으로서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불가피한 사유 없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다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국민들께서도 크게 실망하셨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당에서는 "뭐 하는 거예요", "민주당 원내대표냐"는 고성이 터져 나왔고, 야당은 "조용히 하라"고 맞받았다.
보라색 넥타이를 맨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전 10시 5분께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대신 읽으려 연단에 섰다.
한 총리가 대독 전 여야 의원석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야당에서는 "대통령 오라고 하세요"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총리의 시정연설 대독 중에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참석했던 시정 연설에서 32차례 나왔던 여당 측 박수는 이번에 세 차례에 그쳤고, 야당이 윤 대통령의 입장과 퇴장 시 벌였던 '피켓 시위'도 올해는 없었다.
다만 한 총리가 정부의 성과로 '고용률 역대 최고·실업률 역대 최저치'를 소개하거나, 마약범죄 근절 대책을 강조한 부분에서는 야당 측 일부 의원들이 "상황 파악 좀 하세요", "그만하고 내려오세요"라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여당 측 박수만 받은 채 28분간의 시정연설 대독을 마쳤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에서도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동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불참에 대해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친한(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는 오늘 시정연설에 나오셔야 했다"며 "지난 국회 개원식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를 패싱하는 이 모습이 대다수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냉철하게 판단했어야만 했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