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실언을 했다.
29일 A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히스패닉 유권자 단체 '보토 라티노' 주최 행사에서 앞서 트럼프 진영에서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으로 지목한 것을 거론하며 반박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트럼프 유세에서 한 연사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했는데,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모두 선량하고 존경할만한 사람들"이라며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의 지지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히스패닉을 악마화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반미국적인 일"이라며 "이는 우리가 했던 모든 일과 우리 존재 자체에 반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악관 부대변인인 앤드루 베이츠는 해당 발언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당시의 혐오 발언을 '쓰레기'라고 한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발언을 소명했다.
그는 "내가 언급한 것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유세에서 내뱉은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혐오 발언"이라며 "그 이외에는 다른 단어를 생각해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공화당 지지자 전반을 '쓰레기'로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알렌타운 유세에서 "얼마 전 바이든이 우리의 영웅적 지지자들을 쓰레기라고 불렀다"며 "그는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는 평범한 미국인들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여론몰이에 나섰다.
트럼프 캠프 역시 별도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만 싫어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수천만 미국인을 경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7일 민주당의 텃밭인 뉴욕시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대규모 지지 행사에서 한 코미디언이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를 "바다 위의 쓰레기 섬"이라고 말하면서 히스패닉과 민주당 진영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미국 대선 투표권은 없지만,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경합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약 47만명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유세를 한 알렌타운의 경우 주민의 4분의 1이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라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