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대만 독립 지지 않는다’ 기존 문구 교체 요구…미, 수용 안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입장을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고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29일 익명의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만 독립을 논의할 때 쓰는 언어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과 그의 보좌관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그 팀에게 미국 공식 성명에 나오는 표현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현 버전보다는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반대한다'고 말해주길 원했다.
중국 측은 이후에도 몇 달간 반복해서 후속 조치를 하면서 이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변경을 거부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이 요구한 표현 변경을 애당초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했다고 한다.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이 같은 논의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수년간 중국 외교관들은 미국이 대만의 지위를 지칭하는 방식을 바꾸라고 미국을 압박해왔으며, 이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양국 정상 수준에서 이례적이고 직접적인 압박이 이뤄진 것은 이전에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 주석이 이 문제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기한 이유는 불분명하다.
다만 시 주석은 재임 중 대만 독립 반대에 집중해왔다. 특히 중국군은 최근 몇 년간 대만 인근에서 활동을 눈에 띄게 강화했다.
로이터는 아시아 지역 국가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시기에 대만 독립과 관련한 표현 변경은 미국이 대만에 군사·외교적 지원을 줄인다는 정책 변화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보도 내용과 관련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일관성을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 질문은 미국 정부에 해야 한다.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