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맨해턴 유세행사서 이민자·여성 혐오 발언
▶ 공화 내부에서도 반발
▶막판 경합주 표심 영향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27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다음주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막말 유세’가 역풍을 부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7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로 등장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분석되는 펜실베니아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주로 꼽힌다는 것이다.
힌치클리프의 발언이 논란이 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캠프의 대니엘 알바레스 선임 고문은 성명을 내고 “문제의 농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각이나 입장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날 유세에선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는 발언 이외에도 트럼프 캠프 선거운동에 자충수가 될만한 발언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역시 이날 찬조 연설자로 등장한 억만장자 사업가 그랜트 카던은 “카멀라 해리스와 그녀를 움직이는 포주들이 미국을 망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성매매 여성으로 비유한 셈이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였던 데이빗 렘은 해리스 부통령을 ‘악마’와 ‘적그리스도’로 불렀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언론인으로 불리는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는 해리스 부통령을 “사모아·말레이시아계이며, 낮은 지능을 지닌 캘리포니아주 검사”로 표현하기도 했다. 자메이카와 인도계 혼혈이라는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정체성을 일부러 무시한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지막 순서에 연단에 오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다양한 인종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 뒤 “공화당이 진정으로 포용하는 정당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날 찬조 연설자들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불거져 나왔다. 공화당 소속인 마리아 엘비라 살라사르 연방하원의원(플로리다)은 ‘쓰레기 섬’ 발언을 한 힌치클리프를 ‘인종차별자’로 규정한 뒤 “그런 발언은 공화당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 역겹다”고 비판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팝스타 제니퍼 로페스와 리키 마틴, 배드 버니는 이날 일제히 자신들의 소셜미디어에 해리스 부통령과 관련한 동영상을 게재하는 모습도 보였다. 데이빗 플루프 해리스 캠프 전략 담당 수석 고문은 “트럼프 뉴욕 유세의 찬조연설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트럼프의 득표에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해리스 캠프는 대선 레이스 막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유세나 인터뷰 도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 영상 등을 반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