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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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이 가져다 주는 귀중한 선물

2024-10-28 (월) 박정환 로마린다대학교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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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년 전에 실리콘 밸리 IT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딸이 LA에 출장을 왔다가 큰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직장에 다니던 터라 비행기를 놓치지 않고 돌아갔다.

실리콘 밸리로 돌아간 딸은 며칠 동안 정상출근을 하더니 점차 손과 몸이 떨리고 마비가 되는 증세가 나타났다고 알려왔다. 놀라서 응급실을 갔지만 별 도움을 받지 못하였다고 했다. 우리 부부가 뒤늦게 차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갔을 때는 딸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손이 떨려서 식사도 하기 힘들었다.

평소 침착한 성격이라 어떤 어려움에도 내색하지 않았던 딸이 갑자기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20대 디자이너가 손이 떨리고 마비가 되어서 회사를 그만 두고 평생 장애자가 될지 모르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클 것인가?


우리는 딸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런 일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고, 하나님은 감당치 못할 어려움을 허락하지 않으시고 시험당할 때 피할 길도 주시는 하나님이시니 도와주시리라고 하였다.

나는 온라인 검색을 통하여 그러한 증세들에 대하여 정보들을 찾아보았다. “Whiplash” 라고 불리는 차사고 후에 몸이 떨리는 증상이 충격으로 긴장되었던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치유 증상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이 자연치유하는 현상인 것을 딸에게 이야기해 주며 좋은 일이라고 말해 주었다. 딸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몸의 떨림을 자연치유 과정으로 받아들이면서 힘든 날들을 훨씬 잘 견디었고 시일이 흐르면서 점차 회복하고, 결국 완치되었다.

이 사건은 우리 가족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딸은 역경을 통하여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신앙이 깊어지고 성숙하게 되면서 삶의 목적도 변하는 전환점이 되었고, 그 사고는 자신에게 일어난 최고의 사건이라 말하기까지 되었다.

딸이 차사고로 몸이 마비된 모습을 보는 상황에서도 우리가 마음이 요동하지 않고 평온할 수 있었던 것은 역경을 축복으로 전환시켜 주신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시련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 가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은 비극, 사망, 장애의 경험으로, 그것들은 삶을 보는 시야를 바꾸게 하고, 결과적으로 그가 한 모든 것이 변하도록 만든다” 고 하였다.

인텔 전 CEO 앤드류 그로브는 “나쁜 기업은 위기로 인해 파괴되고, 좋은 기업은 위기에서 살아남으며, 위대한 기업은 위기에 의해 발전한다”고 말했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위기로 인해 무너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위기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있고, 소수이지만 위기를 통해 더 발전하는 사람도 있다.

시련, 문제, 고통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반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그것이 다르게 다가온다. 부정적인 사건이 아니라 긍정적인 사건으로. 바라보는 것이 달라지면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것이니 (마7:7)”라고 하지 않는가.

<박정환 로마린다대학교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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