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라이즌·AT&T 등 통신사 공격…美 정부차원 조사 진행 중
중국 해커들이 일부 미국 정치권 인사들의 전화 통화를 녹음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그룹인 '솔트 타이푼'이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해킹 공작을 벌였다.
수개월간에 걸친 중국 해커들의 공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에 소속된 한 고위급 인사를 포함해 정계 인사들의 전화통화 내용과 문자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커들을 버라이즌과 AT&T 등 미국 통신사를 비롯해 루멘 테크놀로지 등 통신 네트워크사의 자체 시스템을 이용해 미국 정계 인사들의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보인다.
미연방수사국(FBI) 등 각 수사기관이 영장을 제시할 경우 수사 대상을 감청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 통신사의 내부 시스템이 해커들에게 뚫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해커들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보좌진과 바이든 행정부 고위인사의 전화 통화에 대한 감청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중국 해커들이 FBI의 감청 대상을 확인하기 위해 통신사 내부 시스템에 접근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소식통의 분석도 전했다.
미 당국은 정계 인사와 미국 회사 등 중국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수십 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 당국은 현재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당국은 중국 해커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후보 측근의 휴대전화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국토안보부 산하 민관조직인 사이버안전점검위원회(CSRB)의 조사와는 별개로 이번 달 초 정부 내 유관 조직이 참여하는 긴급조사팀을 발족했다.
국토안보부도 조만간 이번 사태에 대한 CSRB 차원의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CSRB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2년 출범시킨 조직이다. 정부나 기업, 중요 인프라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버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원인을 조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