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라델피아서서 흑인교회·서점·이발소 잇따라 방문…흑인 유권자 공략
▶ 유세서 “후회하는 일 있어선 안 돼”…젊은 유권자들 거론하며 투표 호소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7일 필라델피아의 한 흑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로이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을 9일 앞둔 27일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이른바 '집토끼' 결집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8만표 차로 이긴 펜실베이니아의 최대 도시이자 민주당 텃밭인 필라델피아에서 흑인 교회, 이발소, 서점, 식당 등을 방문해 바닥 표심을 다지고 유세를 통해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필라델피아의 실내체육관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우리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기 때문에 여기에 있다"면서 "트럼프 때문에 지난 10년간 미국 정치의 특징이 됐던 분열과 공포의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앞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펜실베이니아 사전투표가 오는 29일 종료됨을 상기시키며 "지금이 사전투표를 해야 할 때다. 만약 우편 투표 용지를 받았다면 기다리지 말라"면서 "선택은 진정으로 여러분 손에 달렸다. 여러분의 투표가 목소리이자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 다음 날 일어나서 오늘부터 9일간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들에 대해 후회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유세 중 이번 대선에서 처음 투표하는 젊은 유권자들을 별도로 특정해 거론하면서 투표를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필라델피아의 한 흑인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우리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기까지 9일 남았다"면서 "지금 여기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우리는 모두 변화를 가져올 기회가 있다"면서 "우리 자녀와 손주를 위해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 혼돈과 공포, 혐오의 나라인가. 아니면 자유, 정의와 연민의 나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말과 기도, 신앙이 중요하지만, 투표소를 찾아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앞으로의 9일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요구할 테지만 앞으로의 날들과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을 생각하면 난 그의 권능이 우리를 통해 실현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예배 후 기자들에게 "우리가 승리로 가는 길에 필라델피아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펜실베이니아는 의심의 여지 없이 (대선 승리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풀 기자단이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교회 인근 필라델피아 서부의 한 이발소를 방문, 흑인 남성들과 교육 분야에서 인종적 대표성 개선 방안 등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사진이 걸린 이 이발소에서 펜실베이니아 지역방송과 인터뷰도 했다.
그는 이어 흑인 역사 전문 서점을 찾았으며 이후 푸에르토리코 식당도 방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서점에서 직원들과 이야기하면서 "이 일이 끝나면 살을 좀 찌울 계획"이라면서 "그들(선거 캠프)이 내가 뼈 빠지게 일하도록 하고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은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승리는 필리(필라델피아의 줄임말)로 통한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찾은 필라델피아는 펜실베이니아 최대 도시다.
해리스 부통령은 역대 다른 민주당 후보와 마찬가지로 대도시 및 그 인근의 교외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외곽으로 갈수록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려면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등과 같은 대도시에서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을 이전 대선 수준까지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흑인 유권자를 겨냥해 교회, 이발소, 서점 등을 찾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28일에는 미시간, 30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에서 유세할 예정이다. 특히 미시간 및 위스콘신 유세 등은 유명 가수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9일에는 이른바 '최후 변론'(closing argument) 제목의 연설을 백악관 앞 엘립스에서 진행한다.
이곳은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선동 연설을 해 지지자들의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을 촉발한 상징적인 장소다.
해리스 부통령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백악관 앞에서 연설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미국인들이 누가 1월 20일(차기 대통령 취임식)에 그 공간(백악관)을 차지할지 보고 생각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