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스, 펜실베이니아 포함해 북부 ‘블루월’ 복원시 사실상 승리
▶ 트럼프, 펜실베이니아에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 이기면 재집권
다음달 5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초박빙 대결로 진행되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대선에서 선거인단 제도와, 주(州)별로 선거인단 승자독식 제도(네브래스카·메인 제외)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전역의 50개주 및 워싱턴DC 가운데 우세 정당이 뚜렷한 주의 경우 사실상 어느 후보가 선거인단을 차지할 것인지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 실제로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양당 후보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이른바 경합주 7곳이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대선에서 승리하는 가운데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 225명,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8명의 선거인단을 사실상 확보한 상태다.
나머지 선거인단 95명은 ▲ 펜실베이니아 19명 ▲ 미시간 15명 ▲ 위스콘신 10명(이상 북부 러스트벨트) ▲ 노스캐롤라이나 16명 ▲ 조지아 16명 ▲ 애리조나 11명 ▲ 네바다 6명(이상 남부 선벨트)에 배정돼 있으며 후보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메인주 2선거구 및 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서도 각 1명의 선거인단이 부동표로 분류된다.
경합주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나리오 분석 모델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이기면 해리스 부통령은 12개의 승리 조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6개의 승리 조합이 가능하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개의 승리 시나리오가 가능하게 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수 있는 조합은 13개에 그친다.
이와 관련,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컬럼비아대와 함께 개발한 선거 예측 모델상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해도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해리스 부통령은 13%,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모델은 여론조사, 해당 지역의 경제 통계, 과거 선거 결과, 인구 특성 등의 요인을 반영해 만든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는 것을 전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승리 방정식은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의 '블루월' 복원이다.
북부 경합주인 이 3곳은 애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파란색 지역으로 분류됐으나 제조업 등의 쇠퇴로 러스트벨트(rust belt)가 되면서 경합주가 된 곳이다.
북부 경합주 3곳은 1992년 이후 2016년 대선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NBC가 전했다.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에 '블루월'을 복원하면 게임은 사실상 끝난다. 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는 경우의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4곳과 메인 및 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서 승리하면 269 대 269로 선거인단이 같아진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269 대 269'로 동수가 나오면 차기 대통령은 하원에서 결정된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3곳에서 승리하게 되면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하는 시나리오는 없게 된다.
이 경우에도 해리스 부통령이 다른 지역을 모두 이긴다고 가정하면 선거인단 대결에서 동수를 만들 수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북부 경합주에서 펜실베이니아에 더해 1곳만 이길 경우 남부 경합주에서 1~2곳을 가져와야 대권을 잡게 된다.
가령 해리스 부통령이 북부에서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을 이기고 미시간(15명)을 내줄 경우 남부의 조지아(16명)를 가져오면 대선에서 이긴다.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할 경우에는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은 더 험난해진다. 이 경우 조지아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곳 이상 이기는 것에 더해 조합에 따라 1~3곳의 주에서 더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북부 경합주 3곳을 다 내줄 경우에는 남부 경합주 4곳 전체에서 승리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2016년처럼 북부 경합주 3곳을 확보하면서 '레드월'을 만드는 데 성공해도 애리조나(11명)는 가져와야 백악관에 복귀할 수 있다.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부 경합주에 비해 공화당 지지가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남부 선벨트에서 '싹쓸이'를 경우에도 북부 경합주에서 최소 위스콘신(10명)은 이겨야 최종적으로 웃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