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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업체의 멕시코내 車생산, USMCA 업데이트 때 논의 대상”

2024-10-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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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리번 “무차별적 관세는 해롭다”…트럼프 보편관세 공약 우회 비판

▶ 對中 기조로 ‘디리스킹’ 재차 강조… “냉전 때와 달리 세계경제 밀접”

美 “中업체의 멕시코내 車생산, USMCA 업데이트 때 논의 대상”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로이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 무역협정인 USMCA의 이행 상황 검토 때 중국업체가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문제도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싱크탱크 브루킹스에서 연설을 통해 "(의회에서) USMCA는 초당적으로 통과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까운 시기에 USMCA를 업데이트해야 할 때 논의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어느 정도까지가 북미 공급망일지, 원산지 규정을 어떻게 설정할지, 중국과 같은 국가가 어떻게 멕시코와 같은 곳에서의 자동차 공급망에 참여하는지 등이다"라면서 "이는 우리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업체의 자동차에 100~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자신이 취임할 경우 이를 위해 USMCA를 재협상하겠다고 밝혔다.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2020년 발효됐다. USMCA는 6년마다 협정 이행 사항을 검토하게 돼 있으며 오는 2026년에 첫 시점이 도래한다.

현 USMCA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 무(無)관세를 보장하고 있으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멕시코 생산을 통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 적지 않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대(對)중국 정책과 관련, "중국 변화를 위해 대중국 정책을 수립한 이전의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전 때와 달리 세계 경제는 밀접하게 얽혀 있다"면서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 기조를 재차 확인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 의미에 대해 "우리는 중국과 같은 경쟁국에 고부가가치 제조 역량을 아웃소싱하지 않도록 우리 자신에 대해 투자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며 특히 중국과 같은 나라가 핵심 공급망에서 우리를 인질로 잡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 정책을 통해 첨단 기술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 외에서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과도 광범위한 경제(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자동차의 자율주행이나 통신 기능에 중국이나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나 부품을 사용하는 자동차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키로 한 것과 관련, "우리는 수출 및 투자 통제에 더해 민감한 데이터 및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화웨이를 통해 데이터 센터 인프라 등을 구축하고 중국 기술이 적용된 수많은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면서 중국으로부터 매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고 정보를 중국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미래의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의미를 포함, 과거에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체계적인 사이버 및 데이터 리스크를 예측해야 하며 이에 대응해 필요한, 사려 깊고 목표를 겨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치 등에 대한 한국 등 다른 국가의 동참 문제와 관련, "국가마다 고유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각국은 다른 관점을 갖고 있으며 우선순위도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컨버전스(convergence·수렴)가 증가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G7(주요 7개국)을 보면 중국에 대한 접근법은 다르지만, 기본원칙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바이든 정부가 통상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 등에 관세를 높인 것과 관련, "중국은 자국 수요보다 훨씬 더 많이 생산해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세계 시장에 과잉 공급하면서 전 세계 제조업체를 폐업시키고 공급망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면서 "제2의 차이나 쇼크를 막기 위해서 301조에 따른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의 조치가 전략적이고 목표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강조한 뒤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관세는 미국과 파트너 국가 모두의 근로자, 소비자, 기업에 해를 끼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보편관세 공약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차기 정부에서도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안타깝게도 저는 실제 제 미래에 대해 코멘트할 게 없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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