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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직접 감시할 것”…이스라엘, 美에 종전조건 제시

2024-10-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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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와 상충해 ‘현실성 없다’ 지적 나와

▶ 美특사 레바논 방문…요구조건 관련 절충 시도할 듯

“헤즈볼라 직접 감시할 것”…이스라엘, 美에 종전조건 제시

이스라엘의 폭격 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상공으로 치솟는 연기[로이터]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전면 공격을 중단하는 대신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직접 감시하겠다는 조건을 미국에 제시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0일 이스라엘 정부가 최근 백악관에 이러한 내용의 종전 조건을 담은 문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단 이스라엘은 국경을 넘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직접 감시하겠다는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서 재무장하거나, 파괴된 군사시설을 재건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 군대가 직접 감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한 레바논 영공에서 이스라엘 공군의 자유로운 작전 활동을 보장하라는 것도 종전 조건에 포함했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요구는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레바논 전쟁 해결을 위해 만장일치로 승인한 결의 1701호의 내용과 상충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 설정한 일종의 국경인 '블루라인'을 침범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레바논 남부 지역의 경비를 1만명 규모의 유엔평화유지군(UNIFIL)과 레바논 정부군에 맡기고,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활동을 막은 것이다.

유엔 안보리가 규정한 블루라인 침범은 지상군뿐 아니라 영공도 포함된다.


이 같은 결의 내용을 감안한다면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이 직접 헤즈볼라를 감시하거나, 레바논 영공을 넘어 작전 활동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요구 조건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당국자는 "이스라엘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레바논 주권이 상당히 침해된다"며 "국제사회와 레바논 정부가 이스라엘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현재 결의 1701호가 유명무실하다는 점을 들어 헤즈볼라를 직접 감시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아모스 호크스틴 미국 중동 특사는 21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해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등을 만날 예정이다.

호크스틴 특사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의 외교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스라엘의 요구 조건에 대한 절충점 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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