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는 경미한 노동법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사업주가 상당한 규모의 벌금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한인 업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가주한국기업협회(KITA·회장 김한수)는 17일 ‘가주 노동법’을 주제로 정기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가주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기업 법인장, 주재원 및 인사·노동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발표는 ‘루이스 브리스보이스’의 윌리엄 모서, 셀린 심 변호사가 맡았으며, 한국 법무법인 화우에서 파견된 송찬미 변호사도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줌 온라인 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를 맞은 윌리엄 모서 변호사는 “캘리포니아에서는 한명의 근무자가 본인 또는 여러명을 대표해서 사업주가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클레임을 제기하는 파가(PAGA)법이 적용된다”며 “최근 소송을 당하는 한국계 기업도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루이스 브리스 보이스에 따르면 파가 소송은 지난 5년간 100%나 증가하고 있다.

파가(PAGA·Private Attorneys General Act) 소송이란 노동법 위반 사업체 적발과 직원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공익 집단소송이 가능하도록 한 캘리포니아만의 규정이다. 임금 관련은 물론 식사 및 휴식 시간 위반 등과 같은 노동법 위반 사항에 대해 직원 본인이나 대리인이 관련 자료를 수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모서 변호사는 “파가 소송에서 근로자가 승소할 경우 고용주는 민사 패널티가 붙는다”며 “고용주의 첫번째 위반에 대해 100달러의 벌금이 붙고 후속 위반에는 200달러씩 부과된다”고 강조했다. 벌금 총액 중 25%는 소송 원고들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75%는 주정부로 귀속된다.

모서 변호사는 작은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사업주가 엄청난 규모의 벌금을 물어야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가 소송이 무서운 점은 법 위반에 대해 카운트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하나의 작은 위반이 5~6개의 위반을 이끌 수 있고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사업주들이 최신 캘리포니아 법령을 파악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서 변호사는 “회사 고용정책과 내규, 고용 핸드북 등이 매년 바뀌는 캘리포니아 법령을 팔로업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캘리포니아 노동 및 노동력 개발청(LWDA) 웹사이트를 모니터하면서 직원들이 회사를 대상으로 파가 소송을 제기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소송이 접수됐을 경우 캘리포니아 노동법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변호사와 곧바로 상담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직장 내 성희롱’을 주제로 두번째 발표에 나선 셀린 심 변호사는 “캘리포니아에서 매년 평균 288건에 달하는 성희롱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40%에 달하는 케이스가 고용주나 관리자를 통해 발생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변호사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소송은 고용이나 승진, 채용에 대한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직원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적대적 근무 환경일 경우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그는 “성희롱 사건의 경우 고용주가 사전에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만일 배심원 재판을 가는 경우 몇백만 달러를 물어야 할 수 있고, 설사 합의를 하더라도 결과가 공개된다”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