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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에 고율관세”…경제도 안보도 ‘트럼프 리스크’

2024-10-17 (목) 서울경제=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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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무임승차’ 기존 인식 고수
▶북 도로폭파에 “내가 해결 가능”

▶ “멕시코산 차 2000% 관세 부과”
▶투자 크게 늘린 한 기업도 ‘타격’

미국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벌이자 외교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타결된 협정도 엎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미 당국자들은 “아무리 트럼프라도 합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산출한 방위비 협정을 쉽게 뒤엎지는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고 이달 초 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이 타결됐다. 하지만 트럼프가 15일(현지 시간)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자동지급기)’이라고 원색적으로 표현하면서 100억 달러(약 13조 6000억 원)의 분담금을 꺼내 들자 재협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시카고 경제클럽’에 참석해 ‘미국이 부유한 한국을 보호해주고 있으며 한국은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1기 집권 때의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트럼프는 집권 당시 한국 정부와의 논의 과정을 세세하게 밝히며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군인 4만 명(실제로는 2만 8500명)이 한국에 있다. 당신들은 부유한 나라가 됐다. 비용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국은 “우리는 돈을 내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한국전쟁 이래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했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우리나라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한 비용을 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부담하고 있는데도 돈을 내지 않고 있다고 거짓 주장을 편 것이다.

트럼프는 앞서 대만에 대해서도 방위비를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올 7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미국 반도체 산업의 거의 100%를 대만이 가져갔다”며 “대만은 미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대만과 방위조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대만과의 관계를 규정한 미국 국내법에 따라 대만의 방위를 보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한의 위협도 언급하며 자신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이날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의 일부 구간을 폭파한 사실을 소개하며 “이것은 나쁜 소식”이라면서 “오직 트럼프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트럼프는 자신이 취임하게 되면 수입차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해 경제·안보 측면에서 불어닥칠 ‘트럼프 리스크’를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는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자동차 제조사를 비판하며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가 자동차 제조사들을 미국으로 회귀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EU)이 트럼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보복관세를 부과할 미국산 제품 명단을 추리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특히 “(멕시코산 자동차에) 100%, 200%, 20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멕시코산 자동차는 미국에서 한 대도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자동차에 1000%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더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트럼프는 “내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공언대로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 기업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미국이 멕시코·캐나다와 무역협정(USMCA)을 맺고 멕시코산 제품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볼 수 있게 되면서 한국 기업의 멕시코 투자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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