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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우(5% 성장률) 사수”…국경절 끝나자마자 ‘38조 투입’ 띄웠다

2024-10-09 (수) 서울경제=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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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안정화·소비진작
▶ 5개 분야 정책 도입 강화

▶ 기업지원 세금우대는 연장
▶ “부양책 시장기대 못미쳐”

경기부양 속도내는 중국

중국 정부가 국경절 연휴 직후인 8일 2,000억 위안(약 38조 원) 규모의 재정지출 계획을 내놓고 경기 부양을 위한 총력전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말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 인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등을 대거 내놓은 데 이어 국경절 연휴(10월 1~7일)가 끝나자마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또다시 꺼내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대 10조 위안(약 1,905조 원)에 달하는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까지 점쳤던 만큼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당국은 올해 목표로 한 ‘5%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은 8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 전략 사업과 신형 인프라 육성을 위한 초장기 특별 국채 1조 위안(약 190조 원)은 이미 하달된 상태”라며 “내년에도 초장기 특별 국채를 지속해서 발행하고 투자를 최적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중앙 예산에 배정된 1,000억 위안을 조기 투입하고 추가로 1,000억 위안의 핵심 사업 리스트를 발표해 지방정부가 사전 준비 작업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경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중국 경제 컨트롤타워인 발개위 지도부가 전원 참석해 확장 재정정책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정 주임은 “최근 직면한 경제 운영의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거시정책의 역주기조절(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 금리 인하 등으로 완화하고 상승세가 과열되면 열기를 식히는 거시경제 정책) 확대, 내수 확대 등 국내 소비 진작, 기업 환경 개선, 부동산 시장 안정화, 자본시장 활성화 등 5개 분야에서 점진적으로 정책 패키지 도입을 강화해 경제 회복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4%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WB)은 이날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인 4.8%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목표인 ‘5% 안팎’ 달성에 적신호가 켜진 만큼 단기 인프라 투자를 통해서라도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읽힌다.

류쑤샤 부주임은 “두 개의 1,000억 위안 프로젝트는 도시의 가스, 배수, 난방 프로젝트 등을 포함한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와 올 4분기에 착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방 파이프 건설·개조가 향후 5년 동안 총 60만 ㎞, 총투자액 4조 위안(약 76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올해 6조 위안(약 1145조 원)에 가까운 정부 투자 중 대부분이 이미 프로젝트에 투입됐다”며 7000억 위안의 중앙정부 예산 내에서도 투자가 모두 이뤄져 58%의 착공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기업들을 위한 세금 우대 정책 일몰을 연기하겠다는 방침도 예고했다. 정 주임은 “올해 말 실업보험, 기업 고용 안정 지원, 기술 향상 보조금 등의 세금 우대 정책이 만료됨에 따라 관련 부서는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 시행 연기 여부를 확인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세부 정책들이 시장 예상에는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최대 10조 위안 규모의 특별 채권을 발행하는 초대형 재정 지원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 재정부가 올해 2조 위안의 특별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비 촉진과 지방정부 부채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것으로 점쳤으나 이날 발표 내용만 놓고 보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훨씬 더 큰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것에 비하면 모두가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쁜 것은 내년부터 우선 투입한다는 것 외에 새로운 자금은 없다”며 “기본적으로 그들은 거품을 만들었지만 재정 부양책으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했다.

<서울경제=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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