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이민자 정체성·융화 중요”

2024-09-25 (수) 노세희 기자
크게 작게

▶ 이청광 전 LA상의 회장 한국일보 기고글 모아

▶ ‘미국은 샐러드 볼’ 출간

“이민자 정체성·융화 중요”

미주 한국일보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책을 출간한 이청광 박사.

1942년 전기도 들어 오지 않는 충남 보령군의 한 산골 마을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중학교 때 서울로 유학와 한성중고를 졸업했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했던 산골 소년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삼양사 무역부서에서 열심히 일했다.

박사가 되려고 1969년 도미, 애리조나에 있는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에서 MBA를 공부하고 영국계 은행인 홍콩은행 국제부에서 무역 실무를 담당했다. 무역업으로 성공한 한 고객의 사례를 ‘교재’ 삼아 무역업에 뛰어들어 제법 큰 돈을 모았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자 못다한 공부를 마치기 위해 샌디에고에 있는 US인터내셔널 유니버시티에서 ‘주경야독’하며 49세 나이에 늦깍이 국제경영학 박사가 됐다. LA 한인상공회의소 10대 회장과 LA 평통 6~7기 회장 등을 역임한 한인사회 원로 이청광 박사 이야기다.


그런 그가 지난 1990년부터 2017년까지 미주 한국일보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미국은 용광로가 아니라 샐러드 볼’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이 박사의 한국일보 칼럼은 전문가의 식견을 갖춰 독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책 타이틀은 그가 2017년 5월18일 한국일보에 마지막으로 기고했던 글의 제목에서 따왔다.

“재료가 용광로(melting pot)에 들어가면 본래의 특성을 잃고 새로운 물건으로 변하죠. 반면 샐러드 볼(salad bowl) 속 재료는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재료들과 섞여 맛을 냅니다. 이처럼 어떤 민족이건 모국의 문화와 언어, 전통을 유지하면서 다른 민족인 이웃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민자로서 저의 지론입니다.”

책은 1부 샐러드의 좋은 재료가 되기 위한 생각들을 담은 42편의 글과 2부 국제경영학 박사로서 국제무역과 한미 FTA 등 현안을 다룬 20편의 글로 나눠져 있다. 한인사회 올드타이머이자 무역업으로 부를 일군 사업가이며, 학자로서도 성공했던 이청광 박사는 올해로 82세가 됐다.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세 딸을 낳았고, 4명의 손주를 뒀습니다. 옥타 LA회장을 지냈던 청길이를 비롯해 동생 다섯이 차례차례 이민 와 LA에서 형제의 정을 나누며 살고 있으니 이만하면 후회없는 삶을 산 셈이죠.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한분 한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노세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