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회의 후 ‘윌밍턴선언’ 발표… “北도발 규탄·한반도비핵화 재확인”
▶ 中 겨냥 “무력·강압 의한 현상 변경 추구 반대…공격적 행동 우려”
쿼드 정상회의 참석한 정상들 [로이터]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4개국 정상은 21일 북한의 핵무기 추구와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규탄"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쿼드 정상들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정상회의 후 발표한 '윌밍턴 선언'(이하 선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선언은 또 "우리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모든 의무를 준수하고, 추가 도발을 자제하며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언은 "우리는 글로벌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체제를 직접적으로 약화시키는,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나선 러시아를 겨냥했다.
아울러 "무기 및 무기 관련 물자의 대북 이전 및 북한으로부터의 조달 금지를 포함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모든 국가에 촉구"했다.
또 "북한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확산 네트워크,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 및 해외 노동자 파견 등 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이 지역과 그 너머에서 북한과 관련된 핵 및 미사일 기술이 확산(이전)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다른 나라로 확산하는 것은 물론 북한의 탄약 및 미사일 대량 공급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해석된다.
선언은 또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을 감시하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기가 연장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전적으로 유효한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지속해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 필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직접 중국을 거명하지 않은 채 "우리는 무력이나 강압에 의한 현상변경을 추구하는, 불안정하거나 일방적인 행동들을 강하게 반대"하고, "최근의 해상에서의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에 대한 군사화와,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쿼드 정상들은 '해양영역인식을 위한 인도·태평양 파트너십'(IPMDA)도 윌밍턴선언에 명기했다. 해양영역인식은 안보·경제·환경 등 측면에서 해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인지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미국 해안경비대와 일본 해안경비대, 호주 국경군, 인도 해안경비대가 상호운용성을 개선하고 해양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내년에 최초로 해상 선박 관측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며, 향후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추가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쿼드 정상들은 또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공 및 민간 부문 투자, 사이버 보안 협력 강화,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기상 이변 관리를 위한 지구 관측 데이터 및 우주 관련 애플리케이션 제공 등도 선언에 포함했다.
거기에 더해 유엔 안보리 개혁과 관련, 선언은 "상임이사국 확대의 경우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카리브해 지역의 대표성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의 끔찍하고 비극적인 인도주의적 결과를 포함한 전쟁에 가장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 전쟁의 맥락에서 핵무기의 사용 또는 사용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견해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선언은 "대규모 민간인 희생과 인도주의적 위기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인질석방 및 휴전 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각 측에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을 쿼드 차원으로 확대하는 '쿼드 문샷' 파트너십도 선언에 명시됐다.
쿼드는 인태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출범한 안보협의체로 초기엔 장관급회의체였으나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했다.
쿼드 정상회의는 팬데믹 기간 2차례 화상 정상회의를 포함해 이번까지 6번 열렸으며 내년 1월20일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마지막 정상회의 참석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이자 사저가 있는 윌밍턴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해 정상회의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