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티센터 지하주차장서 LA 60대 한인여성 피해
▶ 플러머·경비원 ‘나몰라라’
▶관리실 측 “대처 미흡”
LA 한인타운 내 대형 샤핑센터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기름 오물이 천장에서 쏟아져 주차장에 진입하던 한인 차량이 이를 뒤집어쓰는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60대 한인 차주는 시야가 가로막혀 주차장 진입로에서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하자 건물 측에 도움을 요청하고 세차비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건물 배관공과 시큐리티 경비원 등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다 건물 관리사무실 측이 뒤늦게 대처 미흡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연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여성 김모씨의 제보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5일 오후 1시30분께 마켓에 가기 위해 6가 선상에 있는 ‘시티센터 온 식스’ 샤핑센터를 방문했다. 평소와 같이 주차를 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 김씨는 주차장 입구에서 왼쪽으로 핸들을 돌리자마자 천장에 있는 파이프가 터지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정색 오물이 온 차를 뒤덮었다.
김씨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장 차에서 내릴 수도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얼마 정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김씨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살펴보았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마켓에 들어오는 차들을 생각해 차를 한쪽으로 빼고 싶었지만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차를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건물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이는 플러머 2명이 다가와 “왜 피하지 않고 이걸 다 뒤집어썼냐”고 물었다고 김씨는 밝혔다. 김씨는 “피할 새가 없이 떨어졌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지만 이들은 도움을 거부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지상으로 올라가 마트 관계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마트 관계자는 주차장 일은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며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근처에 있던 시큐리티 가드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자신은 마트 소속 요원이라며 건물 관리자에게 문의해 보라고 안내했다. 김씨는 건물을 뒤져 관리사무실에 소속된 시큐리티 가드를 찾아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건물에 소속된 시큐리티 가드는 양동이에 물을 받아 창문을 닦아줬다. 김씨는 손이 떨리고 시야가 흐리니 건물 밖에까지만 운전을 해줄 수 있는지 물었지만 가드는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세차비 보상을 물었지만 본인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약 1시간 30분 동안 건물에서 발을 동동거리던 김씨는 겨우 차를 끌고 올라와 세차장에 차를 맡길 수 있었다. 김씨는 “기름기가 많아 오물이 잘 지워지지 않아 두세 번 세차 기계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며 “검정색 오물이 차로 쏟아지는 생각에 운전하기가 무섭고 무심한 대처가 억울해 잠도 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물관리 사무실 측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처가 미흡했음을 시인했다. 건물관리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건물 내 세차장에 안내해 당연히 세차를 도왔어야 했고 이때까지 그래왔다”며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시큐리티가 절차대로 일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건물 관계자는 이어 “피해자와 연락을 취해 적절한 보상을 할 예정”이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08년 7월 오픈한 시티센터 온 식스는 한인 최대 부동산 투자그룹인 ‘제이미슨 서비스’가 한인타운 지역의 첫 샤핑몰 개발 프로젝트로 신축한 것으로 지상 3층 구조에 총 16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샤핑센터다.
<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