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세 총격범 작년에도
▶ ‘총기난사 위협’ 조사
▶ 당일 아침 협박 전화
▶AR 계열 소총 난사해
4일 총기난사로 4명이 사망한 조지아주 애팔래치 고교에서 학생들이 추모 꽃다발을 갖다 놓으며 슬퍼하고 있다. [로이터]
지난 4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근교의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의 용의자 14세 소년은 사건 발생 1년여 전 총기난사 위협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고 사건 당일에도 해당 학교에 협박전화를 건 정황이 드러나 최소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한 이번 참극을 사전에 막을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 애틀랜타 현장사무소는 보도자료를 통해 총격범 콜트 그레이(14)가 13살이었던 작년 5월 경찰 조사를 받은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총기 사진과 함께 학교에서 총을 쏠 것이란 위협이 올려졌다는 익명 제보를 접수한 FBI가 와인더와 인접한 잭슨 카운티 셰리프국에 이를 알렸고, 셰리프국이 그레이와 그의 아버지를 면담했다는 것이다.
당시 그레이는 온라인에서 총기난사 위협을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고, 아버지도 사냥용 총기가 집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들은 부모의 감독 없이 총에 손을 댈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FBI는 당시로선 체포 등 추가 법집행을 할 여지가 없었다면서, 이에 셰리프국은 주변 학교들에 관련 상황을 주시하라고 통보하는 데 그쳤다고 덧붙였다.
CNN 방송은 복수의 법집행기관 당국자들을 인용, 사건 당일 오전 애팔래치 고교에 범행을 예고하는 전화가 걸려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화를 건 인물은 모두 5개 학교에서 총기난사가 벌어질 것이고 애팔래치 고교가 이 중 가장 먼저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 수사국(GBI)의 크리스 호지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장에서 체포된 총격범 그레이가 기소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미성년자는 일반적으로 소년·가정법원에서 재판받지만, 강력 사건의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성인과 같은 재판을 받게 된다.
그레이는 4일 오전 애틀랜타 북동쪽으로 40마일 거리에 위치한 도시인 와인더의 애팔래치 고교에서 AR 계열 소총을 난사해 14살 학생 두 명과 각각 39세와 53세인 수학교사 두 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학생 8명과 교사 1명도 총격을 당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레이와 희생자들 간에 모종의 관계가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범행 동기 역시 현재까지는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CNN은 현지 사법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와인더가 속한 배로우 카운티 당국은 지역 내의 모든 학교가 이번 주말까지 휴교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와인더의 인구는 2020년 기준 1만8,338명이고, 총격 사건이 일어난 애팔래치 고교에는 총 1,932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만 최소 391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GVA는 총격범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총에 맞아 다치거나 숨진 사건을 총기난사 사건으로 규정한다. 미국 초중고교의 총격사건 현황을 추적해 온 WP는 이날 사건이 올해 24번째 발생한 교내 총격사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