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40대 이하 발병율 10만 명당 12.9명 1위
▶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 발생 위험 20% 더 키워
▶45세 미만이라도 2년에 한 번은 대장내시경 해야
한국의 20~40대 ‘젊은’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12.9명으로 세계 1위다.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가장 높다. 2022년 국제 학술지 ‘랜싯 소화기 & 간 연구’에 발표된 미국 콜로라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42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젊은 대장암 증가는 육류와 가공식품 섭취가 급격히 늘고, 비만 인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젊은이라도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기저 질환이 있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20% 이상 커진다.
UC 샌디에고 의대 연구팀이 최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직장 출혈로 인한 혈변이 나타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5배나 커진다.
박윤영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20~40대는 설사나 변비 등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도 피로나 과음, 과식을 원인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며 “그러나 유독 설사나 변비가 잦다면 20대일지라도 대장암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장암을 조기 검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장 내시경검사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 대장 증상이 나타나도 간과하기 쉽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50세부터 대장 내시경검사를 5년마다 정기적으로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권고안은 별다른 위험이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에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으면 더 빨리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광용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최근 젊은 대장암이 많아진 만큼 45세 미만이라도 대장 내시경검사를 최소한 2년에 1번씩 받아야 한다”며 “특히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매년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권광안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젊은이 가운데 대장암·염증성 장 질환 등 중증 장 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설사·복통이 자주 생기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며 “특히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성 질환이 있으면 꼭 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권광안 교수는 “금주·금연은 물론 고지방·단당류 식이를 피하고, 신체 활동량은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을 매일 많이 마시면 대장암 발생률이 4.6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만일수록 대장 용종이 생길 위험이 커져 대장암으로 이어지기 쉽고, 비만과 동반된 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이 몸속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대장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음식의 종류와 상관없이 섭취하는 총칼로리가 높으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또 햄·소시지·베이컨 등 가공육과 소·돼지 등 붉은색 고기보다 생선·닭고기 등 흰색 고기를 섭취하는 게 좋다. 섬유소와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고 과도한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나쁘게 바꾸기에 삼가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