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선수단을 환영하는 행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간 신경전 속에 축소 진행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본부 임원진과 7개 종목 선수단 등 50여명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당초 선수단은 터미널 내 그레이트홀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함께 입국한 이 회장은 물론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장미란 제2차관도 함께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체육회는 선수단의 피로를 이유로 입국장에서 행사를 간소하게 진행했다.
장재근 국가대표선수촌장은 취재진 앞에서 “짐도 너무 많고 열몇시간의 비행으로 (선수들이) 너무 지쳐있는 것 같다”면서 “제대로 행사를 못 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하겠다”고 공지했다.
유인촌 장관과 장미란 제2차관은 입국장에서 별다른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 회장은 유 장관과 악수를 한 뒤 먼저 자리를 떠났다. 문체부 관계자는 “체육회가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변경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른 관계자도 “(유 장관과 장 차관은) 원래 그레이트홀로 바로 갈 계획이었는데, 선수들과 같이 가는 게 좋겠다 싶어 입국장에 갔던 것”이라며 “만약 안 갔다면 아예 (선수들을) 못 만날 뻔했다”고 말했다.
유 장관과 이 회장은 올림픽 전부터 기 싸움을 벌여왔다.
체육 단체장의 임기 제한을 없앤 대한체육회 정관 개정 승인 요청을 문체부가 거부하고, 문체부는 체육회를 건너뛰고 종목단체와 지방 체육회에 예산을 직접 교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