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우려 목소리 쇄도
▶“911 전화하기도 두려워”
▶ 바디캠 영상 공개 촉구
▶온라인 서명 운동 시작
뉴저지주 포트리에서 정신건강 문제로 구급차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한인 빅토리아 이씨 사건에 대해 한인들의 공분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경찰 바디캠 공개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까지 시작됐다.
지난 10일 온라인 청원 웹사이트 ‘체인지’(chng.it/Q4jLsK8xW7)에 ‘빅토리아 이 죽음에 대한 바디캠을 공개하라’는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 해당 온라인 청원(사진)은 “뉴저지 포트리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있던 이씨가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며 “이씨 가족은 구급차를 부르면서 경찰이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간곡히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이씨가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이씨는 생수통 하나만 들고 있었을 뿐 어떠한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에 의해 사람이 어떻게 죽음을 당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바디캠 영상을 조속히 공개하라”며 “매년 미국에서 경찰에 의해 숨진 사람 4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있다. 경찰의 대응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 내용이 담겼다. 12일 오후 현재 해당 청원에는 290여 명이 서명한 상태다.
아울러 지난 7일 본보와 이씨 어머니의 인터뷰를 통해 이씨 죽음의 비극적 상황이 드러나면서 한인들의 공분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자녀가 있는 한인 부모들은 분노와 불안 입장을 표출하며 조속한 진상 규명과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을 거세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 40대 여성은 본보에 “이씨 어머니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며 “기사를 통해 사건의 구체적 내용을 알게 된 주변의 한인 엄마들이 너무 공분하고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트리에 사는 한 주민은 본보에 보낸 메시지에서 “학부모들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911에 전화하기가 두렵다. 우리 아이도 출동한 경찰에 의해 총에 맞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한다. 너무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고,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한인들이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여성도 “이제 경찰차만 보면 심장이 떨린다. 경찰에 의해 20대 여성이 사살된 말도 안되는 사건에 대해 포트리 타운정부가 왜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또 다른 한인은 “사건의 진상 파악을 위해 주검찰의 조사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구급차가 필요하다는 주민의 도움 요청의 결과가 도움을 청한 사람의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건 발생 2주가 다 돼도록 침묵하는 당국의 모습은 결국 ‘911에 신고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씨 사망에 대한 공분과 의혹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도 조심스럽게 입장을 내고 있다. 9일 엘렌 박 주하원의원은 “빅토리아 이씨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우리 의원실은 이 비극적 사건과 관련해 주검찰청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 우리 커뮤니티가 치유되기를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날 이번 사건이 발생한 포트리의 마크 소콜리치 시장도 타운정부 웹사이트에 성명을 게시했다.
소콜리치 시장은 성명에서 “지난달 28일 오전 1시30분께 경찰이 개입된 총격으로 주민 1명이 사망하는 안타깝고 비극적 사건에 대해 포트리 커뮤니티를 대표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경찰 관련 총격 사건 처리에 대한 주법은 주검찰이 조사를 실시하게 돼 있어 타운정부와 타운경찰서는 이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셜미디이에 한 주민이 남긴 바디캠 공개 시기를 묻는 질문에 “바디캠 영상은 주검찰 재량에 따라 공개 여부가 결정된다. 신속하게 공개될 수도 있지만 몇달이 걸리는 사례도 있다”는 답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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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