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싱크탱크 전문가들, 기고문서 북중과 ‘2개의 전선’ 대비 강조
미국이 대만 유사시 한국을 비롯한 역내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북한에 동시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이 기고문을 통해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슬랜틱카운슬의 안보 전문가 마커스 갈라우스카스와 매슈 크로닉은 지난 6일자 포린폴리시(FP) 기고문을 통해 대만을 둘러싼 미중 충돌은 지역 전쟁으로 비화해 남북한을 개입시킬 공산이 크다며 이 같은 주장을 폈다.
필자들은 자신들이 미국 국방부의 후원을 받아 2년간 미국이 중국, 북한과 동시에 충돌하는 상황에 대한 연구와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면서 대만문제로 촉발된 미중 전쟁은 미북전쟁으로까지 비화하고, 미북전쟁은 중국의 개입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썼다.
우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역내 미군기지의 군사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며 중국은 그에 보복하거나 견제할 목적으로 한국, 일본 등의 미군기지를 공격할 강력한 동인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필자들은 전망했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에게 주한미군이 한반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도발에 나설 것을 촉구할 강력한 동인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게 필자들의 주장이다.
동시에 북한도 대만 상황으로 인해 역내 미국의 역량이 분산된 틈을 타 한국을 공격할 자발적인 동인을 갖게 될 수 있다고 필자들은 주장했다.
북한으로선 미군이 '대만 전쟁'에서 중국을 제압할 경우 자신들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는 만큼 중국의 패배를 막기 위해 전투에 참여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고 필자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은 중국·북한을 동시에 상대하는 상황에 대해 거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필자들은 지적했다.
북한과의 전쟁을 억지하고, 유사시 북한에 맞서 싸워야 할 한미연합사령부가 있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의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한미연합사령부가 대만 유사시 할 일에 대해 논의하길 회피한다는 것이 필자들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억지할 하와이의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동맹국과의 통합된 다국적 군사 구조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필자들은 지적했다.
중국의 역내 침략 행위가 있을 경우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한미연합사령부 등과 어떻게 조율하고 통합할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들은 우선 중국, 북한과 동시에 충돌하는 상황에 대한 대비 문제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신중하면서도 중대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와 더불어 미군의 인태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가 북·중과 동시에 싸울 준비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필자들은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한국은 역내 미군기지가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한국이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환상'을 중국이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필자들은 밝혔다. 마찬가지로 미국은 중국과의 충돌 상황에서도 한국을 지킨다는 철통같은 공약을 견지할 것임을 북한이 알게 해야 한다고 필자들은 강조했다.
또 한미일과 호주, 필리핀 등은 중국, 북한과 동시에 싸우는 상황을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별 계획 수립과 군사훈련을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고 필자들은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