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캠프, 이란 소행 시사… “선거 방해하려는 적대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가 해킹당했고, 이란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신을 '로버트'라고만 밝힌 익명의 인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수주간 아메리카온라인(AOL) 이메일 계좌를 통해 트럼프 캠프 고위 관료가 캠프 내부에서 논의한 내용으로 보이는 문건을 폴리티코에 보냈다.
폴리티코가 받은 이메일에는 트럼프 캠프가 지난 2월 23일 J.D. 밴스 상원의원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검증하면서 작성한 문건이 포함됐다.
총 271쪽 분량의 문건은 밴스 의원의 경력과 이전 발언 등을 담았는데 밴스 의원이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내용을 '잠재적 취약성'이라는 제목 아래 정리했다.
익명의 인사는 다른 유력 부통령 후보였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에 대한 조사 자료도 폴리티코에 보냈으며,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법정 문건과 캠프 내부 대화 자료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문건을 어떻게 확보했냐는 폴리티코의 질문에 "내가 어디서 문건을 구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며 "이 질문에 답하면 내가 노출되고 폴리티코도 이 내용을 보도하는 게 법적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는 폴리티코의 질의에 해킹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란의 소행이라고 시사했다.
스티븐 청 캠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정보원들"이 불법으로 문건을 확보했다면서 "2024년 선거를 방해하고 우리의 민주적 절차에 혼동을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요일(지난 9일)에 나온 마이크로소프트 보고서는 이란의 해커들이 2024년 6월 미국 대선 캠페인에 소속된 '고위 관료'의 계정에 침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를 결정하던 시기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관련된 해커들이 지난 6월 탈취한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고위급 대선 캠프 관계자를 상대로 피싱을 시도했다고 밝히면서 해킹 대상이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청 대변인은 캠프가 이란이 해킹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는지, 이번 해킹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나 사법 당국과 대화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청 대변인은 이란이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모의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언급하고서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백악관 첫 4년 동안 그랬듯이 이란의 공포 통치를 끝낼 것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