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즈, IT갑부들의 밴스 지원 문제삼고 베스트셀러 저서 폄훼
▶ 밴스 “월즈, 이라크파병 피해 주방위군서 전역” 의혹 제기
'풍요'와는 거리가 먼 미국 내륙의 평범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데다 군 복무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민주·공화당 부통령 후보들이 상대의 이력을 폄훼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네브래스카주의 작은 농촌 마을인 웨스트포인트에서 태어난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는 학비가 상대적으로 싼 주립대를 졸업했고, 정치 입문 전 고등학교 지리 교사 겸 교내 미식축구 코치로 재직했다.
또 6·25전쟁 참전용사였던 부친의 권유로 17살때부터 24년간 주방위군(비상근)으로 복무했다.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대)에 포함되는 오하이오주 미들타운 태생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39) 상원의원(오하이오)은 편모 슬하에서 힘든 성장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고교졸업후 군 복무(해병대·2003~2007년)를 거쳐 오하이오주립대와 동부의 명문 사립대인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벤처 자본 투자자, 베스트셀러 작가, 정치인으로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체현한 두 사람은 6일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인선을 끝으로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진짜 선거전'이 시작되자마자 자기 경력을 부각하는 동시에 상대의 경력을 깎아 내렸다.
선제공격에 나선 쪽은 월즈 주지사였다.
그는 부통령 후보로 처음 대중 앞에 나선 6일 필라델피아 유세 때 주방위군 복무와, 고교 교사 시절 학내 미식축구팀 코치를 병행하며 팀을 주(州) 챔피언까지 이끈 경력 등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한편 밴스 의원이 자랑하는 '개천의 용' 스토리에 흠집을 내려 했다.
월즈 지사는 밴스 의원에 대해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의 자금 지원으로 자기 경력을 만들었고, 자기 공동체를 비난한 베스트셀러(힐빌리의 노래)를 썼는데 그것은 미국 중산층의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밴스가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친분을 쌓은 재력가들의 지원이 상원의원, 부통령 후보 등으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는 동력이었다는 주장이었다.
또 러스트벨트에서 자란 자신의 성장담을 토대로 미국 사회·문화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담은 밴스의 저서 '힐빌리의 노래'(2016년 출간)에 대해서도 시니컬한 시선을 드러냈다.
그러자 밴스 의원은 7일 경합주인 미시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곧바로 맹반격에 나섰다.
그는 "나는 내 가족 중 누구도 로스쿨에 가본 적 없는 가정 출신으로,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밝힌 뒤 "팀 월즈가 왜곡하려 한 것의 '사실관계'는 내가 스스로 분투해서 대학, 로스쿨까지 졸업하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내겐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만약 팀 월즈가 그것을 모욕하길 원한다면 그것은 솔직히 꽤나 기이한(bizarre)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즈 지사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을 "이상한(weird·사람들"로 표현한 것에 응수하듯 비슷한 형용사를 써가며 반격한 것이었다.
밴스는 또 월즈의 주방위군 경력과 관련해서도 "제복을 입고 나라를 위해 복무했던 해병대 출신으로서 팀 월즈에 대해 정말 거슬리는 것이 뭔지 아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미국 해병대가 내게 이라크에 가서 나라를 위해 봉사하라고 했을 때 나는 그렇게 했다"며 "나는 그들이 내게 요청한 일을 명예롭게 수행했고, 나는 내 군복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뒤 밴스는 "팀 월즈의 조국이 이라크에 가라고 요구했을때 그가 무엇을 했는지 아느냐"며 "그는 군에서 제대했고, 그의 부대는 그가 빠진 채 이라크로 갔다"고 주장했다.
밴스는 과거 월즈 지사가 전쟁터에서 무기를 나른 적이 있다는 주장이 담긴 동영상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프가 공유한 것에 대해서도 월즈의 참전 또는 무기 운반 경험이 실제로 있었느냐며 진위 의혹을 제기했다.
밴스 의원은 해병대 복무 시절인 2005년 당시 미군의 가장 위험한 해외 주둔지 중 하나였던 이라크에 전투 병력으로 6개월간 파병됐다,
월즈 주지사는 주방위군 소속일 때 유럽에 6개월간 파견된 적이 있지만 실제 전투에 참가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