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차 중동전쟁’ 확전 위기
▶ 이란, 표적 대규모 공습 예상
▶이스라엘은 ‘선제 타격’ 검토
▶미 핵 항모·구축함 추가 배치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 시스템이 방어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로이터]
이란의 대이스라엘 보복 공격 선언으로 중동지역에서 확전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5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내 공군기지로 로켓 2발이 발사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군과 다른 서방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서부의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내부에 카추샤 로켓 2발이 떨어졌다고 안보 분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인명 피해나 기지 내 시설에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이번 공격은 중동 지역에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이 이르면 이날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발생했다. 이란은 타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리 세력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으로 이스라엘의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한편 중동 지역 내 미군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이 ‘피의 보복’을 천명하고 이스라엘은 선제 타격까지 고려하고 있어 ‘제5차 중동전쟁’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중동에서 확전 우려가 커지자 미국은 중동에서의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하는 한편,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를 추가로 파견하라고 명령했다. 이와 함께 오스틴 장관은 중동에 1개 항공모함 전단을 유지하기 위해 핵추진 항모인 에이브러햄 링컨호 전단의 출격을 명령했다.
이날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악시오스는 3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은 이란과 헤즈볼라 모두가 보복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그 공격의 정확한 시기는 모르나 이르면 향후 24~48시간 내로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7개국 외교장관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중동의 긴장 완화에 대한 긴급한 필요를 논의했다”고 발표하며 이란의 보복이 임박했음을 인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5일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해 중동에서 사태 전개를 논의한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중동 내 확전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은 없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이란 측이 아랍권 외교관들에게 “이번 대응이 전쟁(전면전)을 촉발하더라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아랍국을 통해 보복을 만류하려 했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한 것이다. 중동 내 대표적인 친서방 국가인 요르단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4일 이란에 외교장관을 파견했지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중동 지역 내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서방 각국은 레바논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출국을 촉구하는 한편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쿠웨이트항공 등 글로벌 항공사들은 이미 레바논을 오가는 항공편을 취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올 4월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타격했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규모 공습에 나설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올 4월보다 표적을 더 늘리고 발사체 수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과 드론 수백여 기를 발사했지만 이 중 99%가 이스라엘과 미국에 격추됐다. 이란은 보복 공습에서 친이란 세력인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이라크 민병대 등 ‘저항의 축’ 자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이스라엘까지 1000㎞ 이상 비행해야 하는 만큼 그사이 격추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스라엘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레바논과 시리아 등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목표물까지 비행시간이 짧아 성공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