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의범위 확대·파업 손배 제한’ 골자…與·경제계 “불법파업 조장법”
▶ 與, 방송4법·25만원법까지 모두 거부권 방침…8월 국회도 무한 대치
(서울=연합뉴스) 4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교에 설치된 교통표지판 너머로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방송 4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을 강행 처리했고, 8월 국회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들 6개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하는 등 거부권 카드로 맞설 방침이다. 오는 5일 막을 올리는 8월 임시국회도 정쟁의 쳇바퀴는 끝없는 듯 돌아갈 전망이다. 2024.8.4
8월 임시국회 첫날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여당인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로 맞서는 '쳇바퀴 정쟁'이 재연됐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두 달여 간 '야당의 입법 강행→여당의 거부권 카드'라는 정쟁의 공식이 반복된 것은 '채상병특검법', '방송 4법'(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에 이어 '노란봉투법'까지 벌써 7개 법안째다.
여야가 7월 임시국회에 이어 8월 국회에서도 민생 입법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끝없는 대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8월 국회 첫날인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개정안은 재석 179명 중 177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이주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불참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차례 거부권 건의 입장을 밝힌 만큼 별도의 규탄 대회는 진행하지 않았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으나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본회의 재표결 절차를 거쳐 폐기됐었다. 이후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일부 규정을 더 강화해 이 법안을 재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개정안을 '불법파업 조장법'으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회 재의 요구 시 개정안은 재표결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파업조장법이 정부에 이송되면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실 것을 강력히 건의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상병특검법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국회 재표결을 거쳐 최종 폐기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 외에도 민주당이 앞서 7월 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방송 4법'과 '25만원 지원법'까지 한데 묶어 윤 대통령에게 일괄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에 대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핵심 민생법안"으로 규정하고 대치 정국의 책임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돌렸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노란봉투법은 확고부동한 민생 사안 아닌가"라며 "거부권만 남발하지 말고 대안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여당에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정례 오찬 회동을 하고 8월 국회에서는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민생·경제 법안부터 처리하자고 원론적인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찬 회동에서 앞으로 대화를 잘하고 정쟁 없이 좀 해 나가자는데 서로 생각을 같이했다"면서 "앞으로 어떤 의안들이나 상황이 생길 수 있겠으나, 어쨌거나 마음을 열고 잘 풀어가 보자는 데 대해서는 우 의장과 같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을 포함해 '방송 4법'과 '25만원 지원법'까지 6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일괄 행사하면 여야는 이들 법안의 국회 재표결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