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만에 한국 탁구 단식 4강 진출…숙명의 한일전에서 혈전 끝 패배
▶ 중국 선수끼리 대결한 결승서는 천멍이 쑨잉사 꺾고 우승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이 열린 8월 3일(현지시간). 한국의 신유빈이 일본의 하야타 히나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활약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탁구 신동'으로 등장해 '한국 탁구의 에이스'로 성장한 신유빈(20·대한항공)이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단식 4강에 진출했지만, 아쉽게 시상대에 서지는 못했다.
세계 랭킹 8위인 신유빈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 히나(5위·일본)에게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패했다.
이날 전까지 하야타와의 상대 전적에서 4전 전패로 밀렸던 신유빈은 다섯 번째 대결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신유빈은 1게임부터 하야타와 치열하게 싸웠다.
6-6에서 신유빈은 서브 에이스와 드라이브 공격으로 연속 득점하고, 하야타의 리턴이 네트에 걸리는 행운까지 겹쳐 9-6으로 달아났다.
10-7에서 2연속 실점해 위기에 몰렸지만, 10-9에서 하야타의 리턴이 테이블 밖으로 벗어나면서 신유빈이 첫 세트를 따냈다.
2게임에서는 듀스까지 벌였다.
11-11에서 하야타가 서브에 이은 3구 공격을 성공했고, 이어진 랠리에서 신유빈의 리턴이 벗어나면서 하야타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게임이 아쉬웠다.
신유빈은 10-7로 앞서갔지만, 하야타의 백핸드 푸시로 추격을 허용하고 연거푸 범실을 해 10-10 듀스를 내줬다.
이어 드라이브를 걸려던 신유빈의 라켓에 공이 정확히 맞지 않았고, 신유빈의 리턴도 네트에 걸리면서 하야타에게 3게임째도 내줬다.
4게임도 5-5로 맞섰으나, 이후 하야타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
하야타는 5-5에서 백핸드 푸시에 이은 포핸드 스매싱으로 득점했다.
이후 랠리 끝에 신유빈이 범실을 했고, 또 한 번의 랠리에서 신유빈을 역동작에 걸리게 하는 하야타의 스매싱이 나왔다.
하야타의 공격이 또 한 번 테이블에 꽂히면서 4게임 역시 하야타 쪽으로 기울었다.
신유빈은 5게임 듀스 접전에서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6게임 초반 범실로 2-7까지 끌려갔고, 결국 하야타에게 패했다.
경기 뒤 신유빈은 아쉬움에 허공을 한 번 바라보고서, 곧 환하게 웃으며 하야타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
신유빈은 멀리사 테퍼(250위·호주), 게오르기나 포타(71위·헝가리), 릴리 장(29위·미국), 히라노 미우(13위·일본)를 차례대로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한국 탁구 선수가 올림픽 단식에서 4강에 오른 건, 2004년 아테네 대회 여자 단식 김경아(동메달), 남자 단식 유승민(금메달) 이후 20년 만이다.
신유빈은 준결승에서는 천멍(4위·중국·4위)에게 눌려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하야타에게 혈전 끝에 패해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하지만, 신유빈은 이미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탁구에 귀한 올림픽 메달을 선물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신유빈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2021년 도쿄에서는 여자 단식에 32강전에서 두호이켐(47위·홍콩)에게 패해 조기에 탈락했다.
인기만큼 실력도 상승한 신유빈은 두 번째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4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신유빈은 여자 단체전에서 다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준결승에서 신유빈을 꺾은 천멍은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쑨잉사(중국)를 4-2(4-11 11-7 11-4 9-11 11-9 11-6)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중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탁구 여자 단식에서 한 번도 우승을 내주지 않고 10연패를 달성했다. 천멍은 도쿄에 이어 2회 연속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