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철학과 재미, 미묘한 인간 감정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액션

2024-07-05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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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7인의 사무라이’(Seven Samurai·1954) ★★★★★(5개 만점)

▶ 흑백 영화로 액션 대하 걸작
▶용기와 희망을 엮어낸 명작

철학과 재미, 미묘한 인간 감정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액션

긴 칼을 목 위에 걸친 사무라이가 토시로 미후네. 맨 오른쪽이 사무라이들의 리더 역의 타카시 시무라.

일본의 거장 아키라 쿠로사와가 감독하고 그의 단골 배우 토시로 미후네가 주연하는 액션 대하 걸작으로 흑백 촬영이 매우 훌륭하다. 영화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무라이 영화 중 하나로 철학과 재미 그리고 미묘한 인간 감정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박진한 액션 등을 하나의 풍성하고 정신을 고양시키는 잊지 못할 용기와 희망의 이야기로 엮어낸 명작이다.

16세기 일본이 끝없는 내란에 시달릴 때. 한 농촌의 가난한 농부들이 때만 되면 마을에 나타나 양식을 약탈해가는 산적들의 노략질에 견디다 못해 사무라이들을 고용하기로 결정한다. 농부들은 마을 회의를 소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뒤 쌈짓돈을 갹출해 마을 대표들을 뽑아 큰 마을로 보내 사무라이들을 채용해 오라는 임무를 맡긴다.

마을에 나간 농부들은 지나가는 사무라이들에게 사정을 얘기하며 도와줄 것을 간청하나 보수라곤 뜨거운 쌀밥이 고작이어서 연이어 퇴짜를 맡는다. 그런데 이들의 간청을 받아들이는 사무라이가 산전수전 다 겪은 뜨내기 사무라이 캄베이(쿠로사와 영화의 또 다른 단골배우 타카시 시무라). 여기에 자신이 농부 출신임을 속이고 사무라이인척 으스대는 키쿠치요(토시로 미후네) 등 6명이 합류해 마을에 도착한다. 이들의 리더는 캄베이.


그런데 늘 당하고만 살아온 농부들은 처음에 이 7인의 사무라이들을 무서워해 젊은 여자들은 숨겨놓고 자기들을 도와주러 온 사무라이들을 불신한다. 그러나 농부들은 점차 사무라이들의 진심을 깨닫고 이들을 깍듯이 모시며 사무라이들로부터 무술을 배운다. 그리고 쳐들어올 산적들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사무라이들의 지시대로 마을 사방에 방어 장치를 설치한다.

마침내 수십 명의 산적들이 마을을 공격하면서 사무라이들과 농민 대 산적들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상영시간이 3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연기, 액션,촬영, 내용 등이 모두 뛰어난 흥미진진한 명작이다.

이 영화는 1960년 존 스터지스(O.K. 목장의 결투 감독)가 감독하고 율 브린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홀스트 북홀츠 및 일라이 월랙(산적 두목 역) 등이 나오는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으로 리메이크 됐다. 엘머 번스틴의 질주하는 듯한 음악이 신나는 뛰어난 웨스턴이다.

‘7인의 사무라이’는 또 2016년에는 안트완 후쿠와가 감독하고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산 호크와 한국의 빅 스타 이병헌 등이 공연하는 ‘황야의 7인’으로 다시 리메이크 됐다. 액션이 박진한 잘 만든 영화다. 새로 복원된 ‘7인의 사무라이’가 12일 Royal 극장(11523 산타 모니카)에서 개봉된다. (310-478-0401)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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