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뺑소니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05.24[스타뉴스]
뺑소니 혐의로 기소된 가수 김호중을 변호하던 검찰총장 직무대행 출신 조남관 변호사가 재판을 앞두고 사임했다. 조남관 변호사는 애초 자신의 변호는 검찰 수사 단계까지였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3일(이하 한국시간) 스타뉴스 취재 결과, 조남관 변호사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호중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인 조남관 변호사는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후 검사로 활동했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동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지난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직무 정지되자 총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조남관 변호사는 2022년 4월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특히 그는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찰청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에 김호중이 '호화 전관'을 방패로 세웠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조남관 변호사는 지난 5월 김호중이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으로 선임되어 줄곧 변호를 맡아왔다. 김호중은 조남관 변호사 선임 이후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뒤늦게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조남관 변호사는 "너무 힘들고 괴롭다. 사회적 공인으로서 그동안 행동이 후회스럽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김호중의 심경 변화를 언론에 전달하기도 했다.
조남관 변호사는 이날 스타뉴스에 "원래 검찰 수사 단계까지만 변호하기로 했다"며 "기소가 됐고 추가 변호사도 선임됐으니 내 역할은 끝났다"고 사임 이유를 전했다.
전날 김호중은 첫 재판을 앞두고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는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오는 10일 첫 공판을 앞두고 추가 선임됐던 법무법인 현재 소속 변호사도 이날 해임신고서도 재판부에 접수된 상태라 향후 김호중이 재판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변호인단을 꾸릴지 다시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추형운, 이호선 변호사 등은 여전히 김호중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달 18일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만,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려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증거인멸,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받은 생각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전모씨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주취 상태로 운전하고, 김호중을 대신해 허위 자수했던 매니저 장씨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범인 도피,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 기사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주 후 김호중은 생각엔터테인먼트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경기 구리시 인근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가 17시간 만인 이튿날 오후 4시30분께 경찰에 출석했다. 그 사이 매니저 장씨가 먼저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자백했다.
하지만 김호중은 차량 소유주를 확인한 경찰의 추궁 끝에 뒤늦게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애초 음주 운전은 부인했으나, 사고 열흘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했다. 김호중은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