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가격 상승률 전망 2022년 7월 이후 최고… ‘2% 인플레 목표’ 신뢰 약해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1년 뒤에 대한 인플레이션 기대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블룸버그통신·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설문조사 결과 1년 뒤에 대한 소비자들의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지난달 3.26%(연율)를 기록, 전월(3.0%)보다 0.26%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월 3.36%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1년 뒤 주택 중위가격 상승률은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3.3%로 예상돼 전체적인 상승을 주도했다. 응답자들은 1년 뒤 주택 임대료 상승률 역시 전월 대비 0.4%포인트 오른 9.1%에 이를 것으로 봤다.
또 부문별 인플레이션을 보면 의료서비스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오른 8.7%, 식품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5.3%, 휘발유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4.8%, 대학 교육비는 전월 대비 2.5%포인트 오른 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3년 뒤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2.76%로 전월(2.90%)보다 내려왔지만, 5년 뒤에 대한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2.82%로 전월(2.62%)보다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시간대가 10일 발표한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 결과와 유사하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단기(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이번 달 3.5%로 전월(3.2%)보다 오른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4.5%) 이후 6개월 만에 최고를 찍었다. 장기(5년) 기대 인플레는 3.0%에서 3.1%로 상승했다.
연준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고수하는 가운데, 연준 인사 다수는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추가 증거를 계속 찾고 있다"면서 "그 상황이 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제약적 영역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목표 달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블룸버그는 주거비 상승 등에 따라 15일 발표될 미국의 4월 CPI 상승률 역시 좀처럼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앞서 1∼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돈 데 이어, 또 다른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분기에 3.4% 상승해 작년 1분기(4.2%)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4월 CPI 상승률 시장 전망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3.4%이며, 근원 인플레이션(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 전망은 3.6%이다.
한편 뉴욕 연은 설문조사에서 노동시장 전망은 나빠졌으며, 급여 인상 기대는 줄어든 반면 실업률 상승 전망은 높아졌다.
이날 하락세를 그리던 미 국채 금리는 뉴욕 연은 발표 이후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