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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

2024-03-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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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훈 목사/ 새누리선교교회 담임

“그럴거라면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 라는 탄성이 문득 이번 주 새벽 기도 가운데 떠올랐다. 바로 얼마전에 한 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했는데 강사로 오신 아주 존경받는 분이 강의 중에 고백한 부분이었다. 강사님은 오랜 동안 목회를 잘하시고 지금은 은퇴하셨음에도 여전히 많은 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분이었다.

그렇다면 이 강사님이 어떤 배경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일까? 그것을 다름 아닌 목회자가 넘어지는 경우들 중에 가장 큰 것 두 가지가 바로 돈의 유혹과 성적 유혹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나의 주변에도 목회를 하다가 돈의 유혹이나 성적 유혹에 넘어져 목회를 더 이상 하지 못하는 경우들을 본 적이 있다. 또한 나 자신도 목회 하면서 이 두 가지 유혹이 제일 강한 것을 여러번 겪었기에 강사님의 말에 수긍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정말 많은 분들이 인정하고 존경받는 강사님 본인도 이런 유혹이 너무나 강하고 그래서 흔들릴 뻔 한적이 여러번 있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분명한 것은 강사님 자신이 분명 넘어질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임을 본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지난 30년간 목회하면서 하나님께 매일 기도할 때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그럴거라면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라고 기도했다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기도를 받으시고 이제까지 자신을 유혹으로부터 보호하셨다는 놀라운 고백이었다. 나는 강사님의 고백을 듣는 순간, “와 강사님은 거의 예수님 수준으로 거룩한 분인데 이 분에게도 이러한 유혹이 있다면 나 같은 사람은 정말 이러한 기도를 더욱 간절히 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그럴거라면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라는 탄성이 이제 나의 기도로 흘러 나오게 됨을 체험하고 있다.
그렇다! 왜 우리가 기도를 해야 하는가? 바로 시험을 이기기 위함인 것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의지나 경험으로 시험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할때에 하나님께서 능력을 부어 주셔서 시험을 이기는 것이다. 마가복음 14장 38절,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하시고” 라는 말씀이 바로 그러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종종 주변에 아는 분들 가운데 시험에 빠져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다른 이유를 막론하고 기도를 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기도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나 힘으로는 도저히 다가오는 유혹이나 시험을 이길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시험은 하나님의 뜻대로 아닌 내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나의 생각대로, 나의 경험대로, 나의 소견대로 살아가고픈 욕망이 강한 것이다. 이것보다 강한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시지만 이 땅에서 육신을 입고 온 예수님에게도 그러한 시험이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도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가복음 14:36) 라고 기도를 한 것이다. 세 번이나 동일한 기도를 한 것을 보면 자신의 뜻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 자신도 자신의 뜻대로 행하고자 하는 시험을 물리치고 자신의 뜻을 아버지 하나님 뜻에 복종시키기 위한 간절한 기도를 드린 것이다. 그렇다면 나약해서 쉽게 넘어지는 우리는 당연히 나의 뜻대로 하지 않고 하나님 뜻에 순종하며 살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나 자신도 기도 할때 처음에는 내 뜻을 관철시키려고 기도를 시작 했는데 기도가 깊어지면서 나의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품겠노라는 결단이 흘러나옴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분명 이것은 내 스스로 한 것이 아니라 기도의 능력인 것이다! 역시 나의 뜻을 하나님 뜻에 복종하게 하는 것은 기도 뿐인 것이다! 부디 “그럴거라면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라는 간절한 기도를 통해 유혹과 시험을 물리치고 승리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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