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중저가 라인업 강화
▶ 세계 점유율 1위 탈환 속도
▶엑시노스로 가성비 경쟁 점화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A35’와 ‘갤럭시 A55’를 선보이고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탈환을 위해 속도를 낸다.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연초 선보이며 프리미엄폰 시장을 정조준한데 이어 중저가폰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자리매김한 인도 시장을 우선 공략해 애플에 역전당한 점유율 1위를 되찾아온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두뇌칩)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대거 탑재해 ‘스마트폰·AP 쌍끌이’ 전략을 통해 전사 차원원의 실적 반등을 노린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인도에서 갤럭시 A35·55를 출시했다. 인도를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판매처를 넓힐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A35가 출시 직전에 이뤄지는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인증을 1월에 통과했고 A55는 전작인 ‘갤럭시 퀀텀4(A54)’처럼 SK텔레콤 전용 스마트폰 ‘갤럭시 퀀텀5’로 상반기 출시가 준비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 들어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에 집중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판매 실적을 견인하는 중저가폰 경쟁력을 한층 보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격에 민감한 중저가폰부터 소비가 위축되면서 프리미엄폰의 대명사인 애플 ‘아이폰’이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누르고 전 세계 출하량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를 장착한 S24를 앞세워 날로 커지는 프리미엄폰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여전히 판매량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저가폰의 점유율 방어를 전제로 유효한 전략이다.
올해 프리미엄폰은 갤럭시 S24와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를 합쳐 5000만~600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간 2억 대 이상에 달하는 갤럭시 출하량의 나머지는 중저가폰이 책임져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 10종 중 갤럭시 3종은 모두 A04와 A14 등 저가폰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여전히 해외에서는 갤럭시 A시리즈의 역할이 크다.
올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뿐 아니라 중저가폰에도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적극 탑재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갤럭시 A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A55뿐 아니라 더 저렴한 A25와 A35에도 엑시노스가 들어갔다. 전작에는 대만 미디어텍의 보급형 AP가 쓰였던 제품들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성능 논란에 따른 신제품 공백을 딛고 올해 초 ‘엑시노스2400’을 탑재한 S24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AP 부활을 알린 데 이어 중급 AP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퀄컴·미디어텍과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경쟁을 시작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경쟁 AP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과 매출 성장을 이룬 반면 엑시노스만 40%대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D램 등 메모리뿐 아니라 AP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의 성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A35는 퀀텀4에 들어갔던 ‘엑시노스1380’를 탑재했다. 전자기기 성능측정 사이트 ‘긱벤치’와 외신에 따르면 이 AP의 벤치마크(성능점수)는 싱글코어(단일작업)가 1021점, 멀티코어(다중작업)가 2897점이다. 미디어텍 ‘MT6877V’를 탑재한 전작 A34의 싱글코어 1047점, 멀티코어 2556점과 비교하면 싱글코어는 큰 개선이 없지만 멀티코어는 13% 정도 향상됐다. 국내 출시 가격은 50만 원대로 예상된다.
A55 역시 전작보다 10% 이상 향상된 ‘엑시노스1480’을 탑재했다. 벤치마크는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각각 1127점, 3090점이다.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해 이미지 처리 성능을 크게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격은 60만 원대로 예상된다. 두 제품 모두 S24처럼 최신 운영체제(OS)인 ‘원UI 6.1’이 들어갔지만 성능 한계로 생성형 AI 기능은 지원되지 않는다.
갤럭시A 신제품은 두 제품을 포함해 올 상반기 4종이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노력에 동참해 소비자의 단말기 선택지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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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