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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랏빚에 달러 불신…비트코인·금 ‘불장’ 불렀다

2024-03-06 (수) 송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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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물ETF에 안전자산 심리
▶반감기 앞두고 1억원 눈앞

▶ 글로벌 중앙은행, 금 매입에 금값도 온스당 2100불 돌파

최근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동시에 최고가를 찍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불신이 커진 데 따른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통적인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서 달러 대비 금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늘었고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제도권 시장에 안착해 투기성 자산이라는 프레임을 해소한 게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자산의 동시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6만 8391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서만 50% 이상 올랐다. 역대 최고가였던 2021년 11월 6만 9000달러대에도 한발 더 가까워졌다. 원화 베이스로는 비트코인 1개당 9685만 원으로 이날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 가격도 사상 최고가 행진 중이다. 국제 금 선물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2126.30달러로 1974년 이후 처음으로 2100달러를 넘어섰다.

금 가격이 뛰자 금 관련 ETF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KRX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ETF는 연초 이후 5% 가까이 상승했고 250억 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동시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 중심에는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못 미더움이 자리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트코인이나 금은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달러의 반대편에 있는 금과 비트코인에 동시에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 역시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돌파해 기록적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러가 안전하다는 인식에 금이 가면서 달러를 대체하는 그릇이 될 수 있는 금과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현재 부채 수준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의회는 돈을 빌려 미래 세대에 더 많은 부채를 전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미국은 경제성장보다 부채가 더 빨리 증가하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정 경로에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중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달러 대신 지속적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통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올 1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해준 데 더해 지난 몇 년간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성격이 부각되는 추세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본부장은 “현물 ETF 승인이 모멘텀이 돼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도 동반 강세가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4월 반감기에 따른 공급 감소 효과와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 미 대선 후 정책 기조 변화가 예상되는 점이 추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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