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균 “생긴 것처럼 연기도 잘해”…김동호 “韓영화 발전 기여”
원조 미남배우인 원로배우 남궁원 씨가 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남 씨는 이날 오후 4시께 이 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사진은 2007년 6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4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한 남궁원 씨가 팬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2024.2.5 [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이하 한국시간) 별세한 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과 당대를 풍미한 영화계 동료들은 한목소리로 "아름다운 배우였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배우 신영균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세대에 남궁원이라고 하면 윤일봉, 신성일과 함께 최고의 미남으로 손꼽히던 배우"라고 말했다.
그는 고인을 두고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배우 중 한 명이기도 했다"면서 "생긴 것처럼 연기도 멋지게 잘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1964년 한국과 홍콩 합작 영화 '달기'에 고인과 함께 출연했던 것을 언급하며 "최근까지도 아주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고인이 배우 경력을 쌓아가며 "중후하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면서 "한국 영화 발전에 굉장히 큰 공헌을 하신 분"이라고 했다.
또 "항상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 배우로서의 위엄과 지조를 지켜오셨다"고 전했다.
고(故) 하길종 감독의 동생으로, 남궁원과 함께 하 감독의 영화 '화분'(꽃가루) 주연을 맡은 하명중 감독은 "당대 배우 중에서도 품격과 양식이 있었던 분"이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하명중 감독은 고인이 수려한 외모로 주목받았지만, 연기력 역시 "섬세하고 아름다웠다"고 기억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남궁원 배우는 외모면 외모, 연기면 연기, 액션이면 액션 모든 것을 잘하는 '토털 액터'"라면서 "그처럼 여러 방면에서 모두 뛰어난 배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톱스타였지만, 사생활 역시 모범적이었다"고 덧붙였다.
1959년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으로 데뷔한 고인은 조각 같은 외모로 '한국의 그레고리 펙'으로 불렸다.
'자매의 화원'(1959), '빨간 마후라'(1964) '내시'(1968), '화녀'(1971), '아이러브 마마'(1975), '피막'(1980), '가슴달린 남자'(1993) 등 34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고인은 몇 년 전부터 폐암 투병을 해왔으며 이날 오후 4시께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