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크 코리아’

2024-01-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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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권이 전 세계 여권 파워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2024년 새해 벽두에 전해진 뉴스다.

영국의 국제교류 전문 업체인 헨리앤드파트너스는 매년 여권지수라는 것을 발표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바탕으로 특정 국가의 여권 소지자가 입국 전 비자 발급 없이 도착할 수 있는 국가가 몇 개국인지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한국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할 수 있는 나라는 193개국으로 한국은 핀란드, 스웨덴과 함께 공동 2위에 오른 것.


올해 공동 1위는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6개국이다. 이들 국민은 194개국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한국은 군사력 평가에서 세계 5위를 마크하고 있다.’ 새해 들어 전해진 또 다른 뉴스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군사력 평가지수에서 0.1416점을 받아 조사대상국 145개 국가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GFP 군사력 평가지수는 병력, 무기 수, 경제력, 국방 예산 등 60개 이상의 개별 항목지표를 활용해 산출한다. 이 평가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군사력이 강함을 의미한다.

군사력 1위 국가는 미국(0.0699)이고 러시아(0.0702), 중국(0.0706), 인도(0.1023)가 뒤를 이었다. 6위, 7위는 영국(0.1443)과 일본(0.1601)이 각각 차지했다. 북한의 군사력(평가지수 0.5313)은 36위로 랭크됐다.

국제적인 각종 주요지표, 지수들이 발표된다. 그럴 때마다 한국은 거의 예외 없이 ‘톱 10’안에 든다.

한국의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 세계 8위가 된 건 이미 3년 전 2021년 일이다.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도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다. 인구 1인당 연구개발비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논문 발표량도 세계 12위 수준이다.


그 뿐인가. 인구 5,000만 명을 넘고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나라는 전 세계를 통틀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등 7개국뿐이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산업부문에서도 한국은 톱 수준을 보이고 있다. 거기에다가 K팝, K드라마로 대변되는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것은 이제 뉴스도 되지 못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2021년 7월 2일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한 사실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이 같은 각종 지표가 분명히 가리키는 것은 선진국이다.

그렇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그러면서 한국은 과연 선진국인가 하는 질문을 되뇌게 된다. 다름에서가 아니다. 벌써부터 ‘피크 코리아(Peak Korea)’소리가 들려와서다.

한국의 삶의 질, 행복지수, 자살률, 출산율 등은 선진국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한다. 그런데다가 지난 연말부터 한국 경제성장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잇달면서 ‘피크 코리아‘론은 확산되고 있다.

‘피크 코리아’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는 건 아무래도 ‘대깨문’에서 ‘개딸 파시즘’으로 퇴행에, 퇴행만 거듭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가 아닐까.

선동에 환호작약하는 기층 민중, 오직 선동에만 도가 튼 정치꾼들, 괴담유포와 선동으로 먹고 사는 사이비 언론들. 이것이 문재인 시대 이후 한국 정치의 현주소로 그 주술에서 깨어나지 못할 때 대한민국은 후진국으로 추락 할수 있다는 게 뒤따르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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