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선영의 머니토크 무비토크

2024-01-15 (월) 문선영 재정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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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멸망 후 내 자산을 걱정하는 분들을 위하여

▶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Leave the World Behind)

손에서 셀폰이 떠나서는 단 30분도 버티지 못하는 불안한 세상. 세상이 불안한 건지, 우리가 불안해 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세상과 인간은 이제 기술에 의존할 뿐 아니라, 지배 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내 셀폰에 와이파이가 불통이 되어 모든 검색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집안의 보안 장치 시스템이 고장 나 계속 경보 음이 울리지 않는다면, 이 정도는 한시적인 사소한 해프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리웨이에 자율 주행 자동차들이 제 멋대로 움직여 서로 들이 박고 엉키게 된다면, 대형 선박이 항로 계산이 틀려서 육지로 올라오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니 더 나아가 항공기 경로 시스템이 망가진 데다 관제탑과 통신이 두절 된다면, 만약 인공위성의 궤도 수치가 틀려 지구로 떨어지게 된다면, 혹은 미사일 탑재 시스템이 오작동을 하여 발사가 되어 버린다면.

이런 상상은 아직 까지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Leave the World Behind)
속에서만 볼 수 있지만, 그 영화는 디지털 AI가 오작동을 벌일 경우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혼란과 재난에 빠지게 될 지 너무도 현실감 있게 보여 줍니다.

아만다 (줄리아 로버츠) 는 심신이 지친 도시를 벗어나 남편 클레이 (이단 호크)와 아이들을 데리고 교외로 휴가를 떠납니다. 도착한 휴양 렌트 하우스는 말끔하고, 온 가족은 휴가를 만끽할 기분으로 들뜨게 하죠.

하지만 짐을 풀고 달려간 해변가에서 대형 선박이 해변가로 향해 오는 바람에
사람들이 도망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딸은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아 본인이 좋아하는 프렌즈를 보지 못해 하루 종일 심기가 불편하고,

급기야 그 날 밤 전기가 나가고, 렌트한 하우스의 집주인 조지와 그의 딸 루스가 안식처를 찾아 본인들의 집으로 찾아옵니다.

집은 비상 전력으로 일단 전력을 끌어 쓰지만, TV 뉴스는 이머전시 라는 메시지만 뜨고 세상은 이제 셧다운 됩니다.

영화가 진행될 수록 디지털 AI에 의존했던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고, 그 다음은 패닉 상태에 놓이게 되며, 결국 세상의 질서는 파괴되고 새로운 통제가 시작됩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조지는 이 사태에 대해 사전에 정보를 들은 적 있다는 얘기를 아만다에게 전하지요. 파이낸스 전문가인 조지는 미국의 국방부의 깊숙한 내부 정보를 들을 수 있는 유명한 금융계 거물 손님으로부터 막대한 자산을 이동시키는 기이한 행보를 목격한 겁니다.

그 당시 손님이 건네 준 정보는 사회의 권력 시스템이 곧 전복 될 것이며, 새로운 권력 세력이 등장할 것이라는 믿기지 않는 음모입니다.

이 사회 시스템을 새롭게 장악하기 위해 금융과 디지털 AI 기술을 통제하는 세력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지금의 혼란은 바로 이들에 의한 계략이라는 거죠.

많은 손님들은 세상이 멸망하게 되면 내 금융 자산은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 하십니다. 그런데 결국 세상이 멸망하게 된다면 나의 금융 자산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는 생각해 보지는 않습니다.

전세계가 셧다운 되고, 상점들이 문을 닫은 지는 이미 오래전이 될 테고, 모든 세상의 에너지가 소멸하게 된다면 내 은행에 있는 돈이 무슨 의미가 있을 까요.

그때도 내 주식이 오르고 떨어지는 것에 여러분의 운명이 달려 있게 될까요?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에서는 그나마 새로운 권력이 들어서기 라도 하지만, 정말 세상이 멸망하게 된다면 그 어느 것도 이미 무의미하게 되지 않을까요.

따라서 그 반대로 세상 전체가 멸망에 이르지 않는 한, 제대로 된 금융기관에 우리가 무엇을 맡기건 그다지 걱정할 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내가 투자를 잘못해 그 리스크를 짊어 지고 자산을 잃게 될까 하는 그 부분이지, 금융 기관이 망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기우가 아닙니다.

보험 회사가 망할 까봐 절대 보험에는 돈을 넣지 못하시겠다는 분이 인터넷 뱅크의 높은 이자는 맹신 합니다.

이 금융 회사는 내가 들어본 적이 없어서 걱정이시라는 분들이 온라인
웹사이트 하나 보고 가상화폐를 사들이기도 합니다. 은행에 FDIC가 보장하는 25만불 이상의 입금은 무서워서 못하시겠다는 분들이 수익률이 좋다는 소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인터넷 투자에는 50 만불을 못 넣어서 극성이십니다.

어뉴이티에 넣는 돈은 불안해 하시면서도 주식에서 내가 손실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은 걱정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종말이 온다 할 때는 이미 그 어떤 금융 자산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며, 세상의 종말은 그다지 빨리 오지도 않을 것 입니다.

다만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에서 처럼 세상을 통제하는 금융과 디지털 AI를 장악하는 권력이 바뀔 뿐이라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우리가 걱정을 해야
한다면 내 돈이 과연 손실 없이 잘 자랄 까이지, 금융회사가 망하면 어떡하나 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금융회사가 망하면 특히 보험 회사가 망하는 날은 이미 세상에 종말이 온 날일 것이기 때문이죠.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626)827-9599
symoonmoneytalk@gmail.com

<문선영 재정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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