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재윤의 딱히 몰라도 되는 짧은 지식

2024-01-15 (월) 정재윤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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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아웃도어 유니폼 North Face

2년 전에 열흘 동안 유럽을 다녀온 적이 있다. 유럽은 처음이라 유명 관광지 위주로 다니다 보니 한국에서 여행 온 단체 관광객들을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그런데 어디서 든 한국 관광객을 쉽게 알아볼 수가 있었다. 바로 그들의 옷차림새 때문이었다.

색깔은 다르지만 유니폼처럼 모두 등산복을 입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 그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의 시선에 나는 더 신경이 쓰였다.
유럽을 다녀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 신문에 실린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유럽 현지 가이드가 쓴 글인데 "해외 여행 시에 아웃도어 등산복 차림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산에 오르는 것도 아닌데 알록 달록 오색의 등산 복을 입고 온 한국 관광객들을 인솔하여 성당이나 문화 유적지 같은 곳을 드나들기가 무척 이나 민망하다는 것이었다. 현지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문제이고, 쉽게 소매치기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웃도어 운동복 브랜드는 단연 이다. 가격도 엄청나게 높고, 미국에서 볼 수 없는 한국만의 디자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추운 겨울, 청소년들이 교복 위에 입는 방한복은 거의 다 North Face이고, North Face를 못 입으면 왕따를 당한다고 한다. 성인들도 등산을 하든 낚시를 하든, 좀 있어 보이려면 North Face를 입어야 한 단다. 그러다 보니 세계 여행을 떠날 때도 자랑스럽게 North Face로 통일을 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하늘 높이 떠버린 North Face는 과연 어떤 브랜드일까?
1966년,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톰킨스(Duglas Tompkins) 부부는 스키장비와 등산용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을 개업했다. 암벽 등반가들이 자주 몰리는 북가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부근에 자리한 가게라 많은 암벽 등반자 들이 단골이었다.

매출이 늘어나자 톰킨스는 유럽의 등산 장비들도 수입해 판매했고,
2년 뒤에 케네스(Kenneth Hap Klopp)를 파트너로 영입하면서 경영을 맡기게 되면서 취급 상품의 카테고리도 아웃도어 모든 분야로 확산했고, 퀄러티와 디자인도 업그레이드하여 새로운 제품들을 생산하게 된다.

각진 모양의 텐트라는 통념을 깨고 파격적으로 둥근 텐트를 처음 개발한 곳이 바로
North Face다.
North Face의 제품들은 아웃도어 전문가들이 오랜 경험과 철저한 연구를 통해 만든 제품이기에 가격, 품질, 성능 면에서 소비자들을 만족 시키기에 충분했고, 그 여세를 몰아 시장을 전세계로 확대하며 원산지인 미국보다 더 각광을 받게 되었다.

* North Face: 더글라스 톰킨스와 케네스 클롭이 좋아했던 Northern Hemisphere (빙하로 된 산)의 가장 힘든 등반 루트인 북벽(The North Face). 로고는 요세미티 계곡의
Half Dome의 모양에 알프스의 3대 북벽(아이거, 마터호른, 그랑죠라스)을 혼합하여 만들었다.

<정재윤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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