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라스카 항공 여객기, 이륙 직후 창문·벽 뜯겨나가
▶ 공포 속 비상착륙****맥스 9 운항중단하고 점검벌여
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공항을 이륙한 직후 압력 문제로 회항해 비상착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1편 737 맥스 여객기 동체 옆면에 뚫린 구멍.<로이터>
미국에서 보잉 737맥스 여객기가 압력 문제로 이륙 직후 비상 착륙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은 공중에서 동체 옆면에 큰 구멍이 뚫렸다며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6일 AP·AFP·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 보잉 737맥스 9 여객기가 이륙 직후 회항해 비상 착륙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해당 여객기의 "승무원들이 압력 문제를 보고한 뒤 안전하게 회항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항공도 성명을 내고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77명을 태우고 있던 이 항공기가 포틀랜드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말했다.
이 여객기는 공중에서 동체 측면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큰 구멍이 뚫린 채로 돌아왔다.
승객 카일 린커는 "정말 갑작스러웠다. (비행) 고도에 도달하자마자 창문과 벽체가 터져나갔다"고 CNN에 말했다.
다행히 구멍 바로 옆의 창가 좌석은 비어있었으나 가운데와 통로 쪽 좌석에 10대 소년과 어머니가 앉아있었다.
동체에 구멍이 뚫리는 바람에 소년의 셔츠가 비행기 밖으로 날아갔으며, 승무원들이 곧 이들 모자를 반대편의 다른 좌석으로 안내했다고 승객들은 전했다.
착륙 직후 구급대원들이 기내로 들어와 부상자를 파악했는데 구멍 바로 뒷줄에 앉았던 남성이 발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승무원노조 알래스카항공 지부는 승무원 한명도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항공편 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5일 오후 5시7분에 포틀랜드 공항에서 온타리오 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해 6분 뒤 다시 포틀랜드 공항으로 기수를 돌려 5시27분 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지난해 11월 출고돼 인증을 받았으며 같은 달 11일 상업 운항을 시작해 145차례 비행을 했다.
알래스카항공과 FAA,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항공사 측은 자사 보유 항공기 가운데 이번 사고기와 같은 737맥스 기종 65대의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전수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737맥스는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의 추락 사고로 모두 346명이 사망한 뒤 전 세계에서 20개월간 비행이 중단된 기종이다.
FAA는 2019년 3월 해당 기종의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가 2020년 11월 이를 해제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 튀르키예 등이 해당 기종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점검하도록 조처했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항공사인 터키항공은 자사가 운영하는 737 맥스 9 항공기 5대를 점검하기 위해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은 앞서 내려진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737 맥스 9 기종 검사명령을 따르기로 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 매체는 EASA가 운항 중단 조치도 했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부연하지 않았다.
FAA는 전날 미국 항공사가 운영하거나 미국 영토에서 비행하는 특정 보잉 737 맥스 9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시키고 즉시 점검에 나서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해당 명령은 약 171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FAA는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항공 정보업체 시리움(Cirium)은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되는 737 맥스 9 항공기가 모두 215대라고 집계했다.
이 가운데 유나이티드 항공이 가장 많은 79대를 운영 중이고 이번에 비상 착륙한 항공기가 소속된 알래스카 항공이 65대를 보유했다.
이밖에 파나마의 코파 항공, 아에로멕시코, 터키항공, 플라이두바이, 아이슬란드 항공 등이 해당 기종 여객기를 운항 중이다.
알래스카 항공은 사고 직후 예방 조치로 자사가 운영하는 보잉 737맥스 9 여객기 65대의 운항을 중단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알래스카 항공은 이 가운데 4분의 1에 대해 이날까지 점검을 마쳤으며 어떤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점검을 끝낸 항공기는 다시 운항에 투입되고 있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포틀랜드에 조사단을 파견했으며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엑스(옛 트위터)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