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아이돌 시장 부흥·K팝 한류 선도…데뷔 20주년 기념일에 9집 발표
▶ “동방신기는 시간 지날수록 맛·멋 풍기는 와인 같은 그룹”
그룹 동방신기가 26일(한국시간)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9집 ‘20&2’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뜨거운 불꽃 이상의 파란 불꽃을 계속 달구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최강창민)
"감탄은 감동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꺾이지 않는 불꽃을 유지한 채 나아가겠습니다." (유노윤호)
그룹 동방신기는 데뷔 20주년 기념일인 26일(한국시간)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정규 9집 '20&2' 발매를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팬 여러분과 함께하는 무대라는 공간에서 가진 모든 것을 소진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는 수식어로 표현하자면 와인 같은 그룹"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는 와인처럼 맛과 멋이 풍기는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빛나고 은은한 향이 남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방신기는 2003년 12월 26일 SBS TV 특집 프로그램 '보아 & 브리트니 스페셜'에서 무대를 꾸미면서 데뷔했다.
이어 이듬해 발매한 데뷔곡 '허그'(Hug)를 비롯해 '믿어요', '라이징 선'(Rising Sun), '주문', '왜' 등 내놓는 곡마다 히트시키며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 초반 침체했던 아이돌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이른바 '2세대 아이돌' 시대를 열어젖혔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들은 특히 2005년 일본에도 진출해 차근차근 인기를 쌓아 올리며 큰 성공을 거둬 보이그룹의 K팝 한류를 선도했다.
유노윤호는 롱런 비결로 팬들과의 호흡을 꼽았다.
그는 "많은 팬들께 그저 공연을 보여드리는 것은 쇼케이스일뿐"이라며 "작게는 몇백명부터 7만5천명 규모의 닛산 스타디움에 이르기까지 관객을 대하는 진심이나 무대를 꾸밀 방안에 대해 스태프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되짚었다.
그는 "노래 잘하고 춤을 잘 추는 분들은 동방신기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이번에 연말 공연을 하면서 '무대라는 것은 설 때마다 설레는 곳이라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데뷔 당시 5인조던 이들은 2009년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 세 멤버가 탈퇴하면서 이후 유노윤호·최강창민의 2인조로 활동 중이다.
"저희에게 아시다시피 여러 가지 일이 많이 있었죠. 위기는 무대를 무대답게 할 수 없을 때가 위기였다고 생각해요. 남들은 다 박수 쳐주는데, 저 자신은 진심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요." (유노윤호)
최강창민은 지난 20년 가운데 가장 영광스러우면서 동시에 위기의 순간으로 2인조로 재편 이후 처음 무대를 꾸민 2010년 잠실주경기장 SM타운 콘서트를 꼽았다.
그는 "팬 앞에서 다시 무대를 멋지게 할 수 있다는 감격과 영광을 느낀 자리였지만, 동시에 둘이 무대를 서는 것에 대한 위기와 두려움도 느꼈다"며 "공중에서 내려오는 등장 장면에서는 신변의 위기도 느꼈다"고 장난스레 회고했다.
동방신기의 9집 '20&2'에는 타이틀곡 '레벨'(Rebel)을 비롯해 '다운'(Down), '로데오'(Rodeo), '정글'(Jungle) 등 다양한 댄스곡이 수록됐다. 두 멤버의 솔로곡과 최강창민이 직접 작사한 팬송 '프로미스'(Promise)도 수록됐다.
특히 2004년 발매된 두 번째 싱글 타이틀곡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도 언플러그드 스타일로 재해석돼 담겨 반가움을 안긴다.
최강창민은 "(원곡은) 10대의 거침 없고 저돌적이며 직선적인 매력이 담겨 있다면 지금은 30대 중후반을 달리는 저희의 능수능란함이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레벨'은 한 시대의 진정한 반항아(Rebel)는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에너지 넘치는 댄스곡이다. 최강창민은 "정체되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진취적인 뜻을 담은 타이틀곡"이라고 소개했다.
동방신기는 오는 30∼31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기존 히트곡과 9집 신곡 등을 다채롭게 들려줄 예정이다.
"조용필, 나훈아, 남진, 인순이, 박진영 등 별처럼 빛나는 많은 선배님이 활동하는 것을 보고 있어요. 조급하고 빠릿빠릿하게 하기보다는 현역이라는 것에 안도하지 않고 꾸준히 보여드리는 모습 자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노윤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