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서희의 시사살롱

2023-12-22 (금) 이서희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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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뉴스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여러 사전출판사들은 그 해의 가장 큰 이슈나 트렌드, 혹은
새로이 유입되거나 변화되는 사회 특징들은 상징하는 단어를 선택해 올해의 단어를
선정한다.미국의 대표적 사전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에서 선정한 올해의 단어는 바로
‘Authentic’(진짜,진품, 참된, 진실성, 진정성, 오리지널)이다.
올 해를 상징하는 대표적 키워드로 이 단어를 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AI시대 를 맞이하여
접하게된 챗GPT나 딥페이크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AL가
만들어내는 영상이나 기사물의 확산으로 사람들이 알게되거나 발견하게 된 정보에 대한
진위를 가리는 것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과제가 되었다.
지금도 온라인에는 수없이 많은 딥페이크 이미지가 떠돌고 있다. 일부 딥페이크 사진과
동영상을 사람들이 진짜라고 착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가짜 정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며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지난 3월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사진이 빠르게
확산했다. 트럼프가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로부터 도망가거나, 경찰의 체포 시도에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 교도소에서 주황색 재소자 복장으로 청소하는 모습도 있었다. 전부
AI 기술이 만든 가짜 이미지다.
5월에는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 인근에 불이 난 듯한 가짜 이미지가 온라인에 빠르게
퍼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소동까지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AI가 만든
사진이라고 분석했지만, 투자자들은 진위를 가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전쟁에서는 딥페이크 사진이 선전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초기
불에 탄 아이 시신 사진이 인터넷으로 빠르게 퍼졌는데 AL가 만든 가짜 이미지였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아기들을 참수했다는 속보도 있었는데 역시 거짓 정보로 드러났다.
일부 업체들이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와 이미지를 도용해 광고에 실제 출연한 것처럼 AI로
꾸민 가짜 광고도 등장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생산하는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과 피해가 양상될 수 있다. 그 주체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음모론자가 될 수도 있고
탐욕으로 가득찬 경제적 이익을 꿰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제 미국인들은 급속히
발달한 AI 기술을 이용한 가짜뉴스가 초래할 문제를 우려한다.
인공지능기술 의 오용과 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미디어의 악용을 막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 장치나 법적 제재를 세우는 일은 매우 지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AI,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사용하고 누가 통제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이에 따라 민주주의가 발전하거나 퇴보할 수 있다. 현재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소수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이용자를 감시하고
그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메커니즘이 점점 더 정교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선택은 점점 더 조작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조작의 핵심 대상이
선거가 된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급속히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기술이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지, 위협하게 될 지는
우리가 얼마나 빨리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는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개인의 노력과 합의를 기반해야 할 것이다.

<이서희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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