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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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김태훈 목사/ 새누리선교교회 담임

2023-12-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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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표현 좀 하며 삽시다!”

이번 주 한 식당에서 지인을 만나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밥도 맛있었지만 반찬도 맛있어서 그런지 반찬이 금방 동이났다. 그 때 마침 일하는 분이 지나가기에 반찬을 더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나를 보면서 싱긋 웃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이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은 손님에게 아주 친절하게 미소를 짓는구나!”라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런 후에 시간이 꽤 지났는데 반찬을 가져오지 않는 것이었다. 이상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아까 보았던 일하는 분이 다가오길래 다시 한번 반찬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나를 보면서 더 크게 싱긋 웃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와 이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은 정말 손님에게 아주 상냥하게 미소를 짓는구라!”라는 감탄이 또 다시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런 후에 시간이 꽤 흘러갔는데 여전히 반찬을 가져오지 않는 것이었다.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살피고 있자 눈치를 챈 식당 매니저가 와서 하는 말이 아까 그 분이 한국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자신에게 말해달라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아까 일하는 분의 미소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못알아 들으니까 멋쩍은 미소를 띄우며 그냥 지간 것이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한국말을 모르기에 알아 듣지 못한 것으로 이해가 되지만 만약에 같은 언어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들어주지 않고 무시를 했다면 무척 속상했을 것 같았다. 사실 내가 아내에게 가끔 핀잔을 듣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아내가 말을 할때에 분명 듣고 있는 것처럼 폼 잡고 있는데 실제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가 던져진 말에 엉뚱한 말을 하거나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것이 일쑤이기에…

이처럼 만약에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들어주지 아니할 때 마음이 상하지만 반대로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반응해 주면 감동이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줄때 그리고 반응해 줄때 큰 위로와 격려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관계의 핵심인 대화요 소통인 것이다. 서로 들어주고 반응해 줄때에 기쁨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 한 부부가 큰 불만을 품고 찾아오게 되어서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 부부의 마음이 녹아져서 오해가 이해로, 분노가 기쁨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와 반면 또 다른 부부를 이번 주에 만나게 되었는데 이 부부는 마음에 담아 있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매주 주저했다. 그래서 내가 이 분들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기에 아픈곳이 있다면 아프다고 이야기해야 알 수 있고 또한 도와줄 수 있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결과도 무척 좋았다.

혹시나 살아가다 고난을 만나서 힘들고 지칠때에, 또는 고난이 길어져서 낙심이 찾아 올때에 신뢰할 만한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설령 답을 얻지 못하거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표현할때에 신기하게도 마음에 위로가 되고 힘을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 솔직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그렇다! 고난을 당하여 고통 가운데 있다면 입을 닫고 멍하니 있어서는 안된다. 입을 열어 말해야 한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슬픔을 표출해야 한다. 감정을 절제해서 마음 깊은 곳에 꼭꼭 가두어두는 것은 치유와 회복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정말 그렇다! 아픈 것을 아프다고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힘든 것을 힘들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들어 주시는 하나님이요 응답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대답할 수 없는 존재하지 않는 신도 아니요, 답을 주지 못하는 막연한 신도 아니요, 당신의 자녀의 신음소리마저 듣고 반응하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분명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시는 인자하신 하나님이시다. 부디 고난을 맞아 힘들고 고통스럽다면, 고난이 길어져 소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주변에 신뢰할 만한 사람들에게 표현하고 또한 하나님을 향하여 탄식의 소리를 냄으로 들어주시며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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