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 집 안사고 여행·인테리어에 돈 쓴다”

2023-11-13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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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테리어·저축 등 증가 “즐기며 좌절감 해소”

주택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이를 포기하고 그동안 저축한 돈을 쓸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고 주택 가격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집을 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돈을 쓰거나 비싼 휴가를 가고, 집을 고치는 데 돈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과거 낮은 금리로 모기지를 받았던 주택 소유자들도 이제는 달라진 현실에 자신들이 첫 집에 ‘갇혔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버드대 주택연구 공공센터는 주택 소유자들이 지난해 10월∼올 9월 1년간 집 수리·공사에 4,890억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보도에 따르면 임대 생활 중인 미국인 베스 미할렉(41·여)은 2020년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면 임대료를 아낀 돈으로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임대 생활 중이다.

살만한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한 미할렉은 이제 재무설계사와 함께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려 하고 있다. 그는 돌리 파튼 공연을 보기 위한 여행에 2,000달러를 쓰고, 어린 두 조카를 위해 대학저축계좌에 돈을 넣는 등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투자를 늘렸다.

미할렉처럼 집을 사는 대신 가족, 친척의 미래에 투자하는 경향은 숫자로 확인된다. 데이터 회사 ISS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3분기에 신규 개설된 ‘529 학자금 저축 플랜’ 계좌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휴가를 보내고 현재 집을 단장하는 데도 돈을 쓴다. 안드리아, 브래드 로셀 부부는 총 약 5만달러를 들여 새 욕실을 만들고 주방을 고치기로 했다.

자산관리 회사 크리에이티브 플래닝의 최고 투자 책임자 제이미 바트머는 “사람들이 휴가에 돈을 쓰고 인생을 즐기면서 좌절감을 해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트머는 그러나 모기지를 통해 구축할 수 있는 자산과 달리, 그 돈은 사라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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