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8승2무 뒤 2연패
▶ 울브스, 3경기 만에 승리
한국 국가대표 동표인 손흥민과 황히찬이 지난 11일 토트넘-울버햄프턴 경기 시작 전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벌어진 시즌 첫 ‘코리안 더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경기 결과에선 울버햄프턴이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폭발하며 대역전승을 거둬 황희찬이 웃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11일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EPL 12라운드 맞대결에 각각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8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과 6골을 넣은 황희찬의 시즌 첫 맞대결이었으나 이날은 둘 다 골이나 도움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이 나란히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경기에선 울버햄프턴이 2-1로 역전승했다. 이번 시즌 도움 선두(7개)를 달리던 페드루 네투의 햄스트링 부상 공백 속에도 리그 2경기 무승(1무 1패)을 끊은 울버햄프턴은 12위(승점 15)로 도약했다.
토트넘은 리그 개막 10경기 무패(8승 2무) 이후 2연패에 빠지며 리그 4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라운드 첼시에 1-4 덜미를 잡힌 토트넘은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퇴장으로 전력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가운데 연패를 떠안았다.
이번 시즌 합류해 핵심으로 우뚝 선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과 수비수 미키 판더펜이 첼시전에서 부상으로 연쇄 이탈했고,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스티니 우도기의 퇴장 징계까지 겹쳤다. 공격수 히샤를리송도 최근 사타구니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한동안 출전할 수 없어 토트넘은 시즌 첫 위기를 맞이했다.
이날 토트넘에선 손흥민과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공격진을 이뤘고,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과 마테우스 쿠냐, 장 리크너 벨레가르드를 선봉에 세웠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토트넘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쿨루세브스키가 절묘한 뒷발 패스로 활로를 열었고, 이어진 페드로 포로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골대 앞에서 존슨이 마무리했다.
이후엔 반격을 위한 울버햄프턴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33분엔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마리오 레미나의 오른발 슛 때 굴리에모 비카리오 토트넘 골키퍼의 몸을 날리는 선방이 나오기도 했다.
토트넘이 한 골 우위를 지켜낸 전반전이 지난 뒤 후반 10분 황희찬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한 차례 왔다. 울버햄프턴의 코너킥 후속 상황에서 주앙 고메스의 강한 슈팅이 굴절돼 황희찬 앞에 공이 떨어졌으나 이어진 황희찬의 오른발 슛이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이후 토트넘은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브리안 힐, 지오바니 로셀소를 교체 카드로 가동하고, 울버햄프턴에선 맷 도허티, 사샤 칼라이지치, 파블로 사라비아, 토미 도일을 차례로 내보내 변화를 시도했다. 이후에도 소득 없는 공방전이 이어지다가 후반 추가 시간에 접어들기 시작할 때 울버햄프턴이 마침내 골문을 열었다.
황희찬이 왼쪽 측면에서 보낸 공을 쿠냐가 띄웠고, 사라비아가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잡은 뒤 왼발로 때린 슛이 골 그물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추가 시간이 끝나갈 때는 울버햄프턴의 역전 골까지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사라비아가 보낸 크로스를 레미나가 미끄러지며 오른발로 밀어 넣어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후반 42분 투입된 사라비아가 10여 분 만에 1골 1도움을 올려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