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4월부터 실시 확정, 업계 도미노 인상 우려
▶ 가격 상승·소비자 부담도…“고용 유지·채용 힘들 것”

내년 4월부터 가주 내 패스트푸드 업계의 최저 임금 20달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한인 요식업계를 비롯, 서비스 업종에서는 도미노 임금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내년 4월부터 패스트푸드 업계 노동자들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20달러로 올리는 법안이 가주에서 최종 확정됐다. 당장은 최소 60개 이상 지점을 보유한 체인에만 적용되지만 요식 업계 전반으로 도미노 인상을 불러올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한인 비즈니스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4일 가주 의회에 따르면 개빈 뉴섬 주지사는 패스트푸드 체인 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는 법안 AB 1228에 대한 서명을 최근 완료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맥도널드나 인앤아웃 같은 레스토랑 업계 노동자들은 내년 4월부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최저 임금을 받으며 일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가주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15.50달러 인데 내년에 1년 만에 큰 폭 상승되는 것이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더 높은 임금과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위해 싸워온 50만명 이상의 패스트푸드 근로자들에게 기쁜 소식”이라며 “그들을 위한 공정 임금, 더 나은 근무 조건에 한 걸음씩 더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은 이번 법안으로 큰 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방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현재 가주 패스트푸드 근로자의 평균 시급은 16.60달러로 연봉 기준 3만4,00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해당 시급이 20달러로 내년 올라가게 되면 이들의 연봉은 4만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근로 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계산할 경우 해당 연봉은 4만3,000달러 수준으로 높아진다.
해당 법은 전국에 최소 60개 이상의 지점을 둔 업체 근로자에게 모두 해당된다.
이번 법안의 최종 통과는 한인 요식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 된다. 이직이 잦은 레스토랑 비즈니스 특성상 비한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인 식당에서 일하다가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일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와 같은 이직을 막기 위해서 한인 업체들도 임금을 올려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타운에서 BBQ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이번 법안이 확정되기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며 “임금 인상외 다른 베네핏도 올려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직원들의 임금 인상이 식당의 메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업체 입장에서는 비용 전가를 손님들에게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인 식당 관계자는 “일단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메뉴 가격 인상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저 임금 인상이 패스트푸드 체인 외 다른 서비스 업종으로 번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마켓, 개스 스테이션과 카워시, 리커, 각종 소매업소 근로자 등 한인들이 많이 운영하는 서비스 업종들도 임금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향후 시니어 증가로 일손 부족이 심각한 보건업계의 시급 인상이 가주 노동계에서 주요 안건이 되고 있다. 실제 가주 의회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외에 임금을 적게 받는 조무사들 같은 보건업계 종사자달의 최저 시급을 시간당 25달러로 순차적으로 올리자는 법안이 논의 중이다.
당장 의회에서 통과된 것은 아니지만 이는 논의 자체만으로 업계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미국 최대 병원 네트워크 중 하나인 카이저 퍼머넨테의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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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