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28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가로수를 심어 LA의 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전 총괄프로듀서는 이날 LA 한인타운의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린 'LA 환경 개선 프로젝트' 출범식에 참석해 "이제는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보답을 해야 할 때"라며 "'나무를 심어서 산소로 돌려주자'라는 게 내 생각"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LA의 한인 비영리단체 KYCC(Koreatown Youth & Community Center)와 함께하는 이 프로젝트에 최대 50만달러(약 6억8천만원)를 기부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체 기금 100만달러(약 13억6천만원)를 모아 LA에 연간 1천 그루의 가로수를 심고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분기별로 모인 자금과 동일한 금액을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기부하는 '매칭 펀드'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는 이날 앞으로의 행보나 관련 구상에 대한 질문에 "생각은 너무 많다"며 "그래서 그 많은 생각을 다 말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중에서 오늘,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얘기를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K팝을 사랑해주는 분들의 은혜에 대한 보답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서부터 시작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젊은이들이 세상을 살아가기 어렵다고 말하는데, 왜 어렵냐고 물어보니 돈 때문이 아니라 공기가 안 좋아지고 홍수가 갑자기 나고 이런 기후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며 "이 문제를 점점 공부하다 보니 구체적인 답안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1년에 15억 그루씩 다 잘라서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게끔 썼는데, 15억 그루보다 좀 더 많은 나무를 심으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산업혁명 이후 공중에 나온 카본(탄소)을 우리가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K팝 가수들이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K팝 팬들이 그걸 따라 할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전 세계 팬들과 같이하면 산소도 고루고루 퍼져나가게 되리라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내가 SM엔터테인먼트를 시작하면서 '혼자 꾸는 꿈은 한낱 꿈에 불과하지만, 모두가 같은 꿈을 꾸면 이것은 바로 미래의 시작이다'라고 이야기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SM엔터테인먼트나 음악·연예 산업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보유하던 SM 주식 대부분을 하이브에 매각한 뒤 개인 회사 '블루밍 그레이스'(Blooming Grace)를 설립해 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나무심기 프로젝트 역시 블루밍 그레이스의 사회 공헌 활동 '댄싱 트리 포 카본 제로'(Dancing Tree for Carbon Zero)의 하나로 진행된다.

그는 지난 3월 SM과의 결별이 공식화된 SM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낸 입장문에서 "세계가 함께 하는 음악의 세상은 기술과 음악의 접목이어야 하고, 그것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세상에 대한 기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KYCC는 이번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미주 지역의 대표적인 한인 마트인 H 마트의 권일연 대표도 동참해 1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KYCC는 1992년 인종 갈등에서 비롯된 LA 폭동으로 한인타운 전체가 크게 훼손된 이후 지역 재건을 목표로 가로수 심기 활동을 중점적으로 벌여 왔다. LA시 당국 역시 2028년까지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녹지 부족 공간에 가로수를 50% 이상 추가로 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LA 카운티 당국의 행정책임자인 홀리 미첼 슈퍼바이저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지금 23살인 내 아들이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하루 종일 K팝 음악을 들었다"며 "K팝이 LA 카운티의 모든 젊은이에게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나무가 부족한 LA에 가로수 그늘을 만들어 주기 위해 헌신하는 이 회장(이수만)과 KYCC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날 이 전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주요 참석자들은 공원 옆길에 가로수 한 그루를 심기 위해 첫 삽을 뜨면서 프로젝트의 출범을 기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