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프트 순회공연 도시마다 지역소비 활황…美 3분기 소비 호조
▶ 4분기엔 학자금대출 상환 개시 등 소비 ‘암초’… “숙취효과 나타날 것”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모습[로이터=사진제공]
인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순회공연, 영화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 등 올여름 미 대중문화계를 강타한 이벤트들이 미국 내 소비를 주목할 만하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월가에서 나왔다.
다만, 이 같은 일시적인 이벤트 효과가 끝나면 4분기 들어서는 소비가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3분기 미국 실질 소비지출이 전기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순회공연, 영화 바비·오펜하이머의 흥행이 소비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영화 소비와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제외) 2개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2%와 0.05%에 불과하다.
그런데 올여름 미 전역을 휩쓴 인기가수 공연 및 블록버스터 영화 흥행이 전체 소비지출을 높이는 데 작게나마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사라 울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고객들에 보낸 메모에서 "해당 범주가 경제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려면 어마어마한 변동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소비 특수는 실제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미 상무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7월 개인 소비지출 증가율은 전월 대비 0.8%로 6월(0.6%)보다 상승했다.
앞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는 지난달 낸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지난 5월 필라델피아 지역 여행과 관광업이 스위프트 공연의 호조를 나타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스위프트 공연 영향으로 공연장 인근 지역 호텔 객실이 가득차고, 팬들이 공연 도시 일대에서 각종 소비활동을 하면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일으키는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두고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영화 바비의 경우 7월 21일 개봉한 후 현재까지 전 세계 박스오피스 기준 13억4천240만1천 달러(약 1조7천730억원)를 벌어들이며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역대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문제는 이런 흥행 효과가 장기간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는 스위프트 등의 순회공연이 끝나고 영화 관람객 수도 줄면 4분기 들어 소비 증가율을 0.6%포인트 낮추는 '숙취효과'(hangover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울프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소비를 끌어올린 효과는 이례적이었다"라며 "4분기엔 이런 효과가 사라지고 10월에 학자금 대출 상환이 개시되면서 소비를 짓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